[O2플러스] ‘가왕’ 조용필, 국내 휩쓴 ‘헬로’로 열도 매료시켜 ‘15년 공백 무색’

  • 동아닷컴
  • 입력 2013년 11월 7일 2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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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日서 새 앨범 ‘헬로’ 발매·15년 만에 공연 개최
●‘바운스’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일본어로 열창
●세계 최초 ‘도트 이미지 시스템’ 도입
●4000여 명 관객과 150분간 호흡

‘엔카의 황제’는 건재했다.

회심작 ‘헬로’로 일본을 찾은 가수 조용필(63)은 자신이 왜 ‘가왕’이자 ‘엔카의 황제’인지를 직접 증명해 보였다.

조용필은 7일 저녁 6시 30분(한국 시각) 일본 도쿄 국제 포럼홀에서 조용필&위대한탄생 ‘헬로 투어 인 도쿄-원나잇 스페셜’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1998년 일본 11개 도시(도쿄, 오사카, 교토 등) 투어 이후 15년 만에 열린 일본 공연이다.

5000석 규모의 국제 포럼홀은 한국의 세종문화회관 혹은 예술의 전당과 같은 의미가 있는 일본의 상징적인 공연장이다. 일본 내에서 조용필이라는 가수가 갖는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연장 근처는 공연 시작 훨씬 전부터 15년 만에 일본을 찾은 조용필을 보기 위해 찾아온 4000여 명의 ‘원조 오빠 부대’들로 가득했다. 나이가 지긋한 중·장년층은 물론 20~30대의 팬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영원한 오빠’를 잊지 못하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었다.

여기에 조용필의 일본 공연을 보기 위해 도쿄를 찾은 100여 명의 국내 팬들이 합세하며 공연장 주변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져만 갔다. 이들은 공연에 앞서 조용필이 입국하는 하네다 공항과 그가 묵는 호텔 등을 찾아 가왕의 귀환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조용필의 공연을 반기는 것은 일본 내 유명 인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공연에는 일본 가수 겸 배우 타니무라 신지, 사이토 빅터 엔터엔터테인먼트 사장, 코이케 유니버설 재팬 회장, 모모사토 어뮤즈 재팬 회장, 일본 경제신문 회장, 주일 대사관 총영사 등이 찾아 공연을 즐겼다.


▶남녀노소 국적 불문하고 모두 ‘헬로’

공연 시작과 함께 관객들의 앞뒤 양옆 위아래에서 ‘헬로’가 울려 퍼졌다. 관객들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무대 중앙에 위치한 전광판이 벌어지며 조용필이 등장했다. ‘헬로’(Hello)를 열창하는 조용필의 등장에 일순간 관객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하나같이 ‘오빠’를 외쳤다.

이날 조용필은 올해 4월 국내에 이어 지난 10월 16일,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일본에서 발매한 정규 앨범 ‘헬로’의 타이틀곡 ‘헬로’와 선공개곡 ‘바운스’ 수록곡 ‘걷고 싶다’ 등을 차례차례 선보였다.

이는 조용필이 ‘서울 서울 서울’(1998) 이후 25년 만에 발표하는 신보다. ‘헬로’ 일본판은 한국판에 수록된 10곡 외에 ‘바운스’, 2PM 택연이 참여한 ‘헬로’, ‘걷고 싶다’ 일본어 버전 3곡이 추가 수록됐다.

또 ‘미지의 세계’ ‘단발머리’ ‘못찾겠다 꾀꼬리’ ‘친구여’ 등 히트넘버를 열창했다. 도입부에 긴 내레이션이 있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선보이는 무대에는 4000여 명의 관객들은 숨죽여 노래에 몰입했다. ‘모나리자’와 ‘헬로’ 일본어 버전을 열창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180도 달라졌다. 앉아서 노래에 귀 기울이던 팬들은 흥에 겨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음악에 몸을 실었다.

조용필은 이날 ‘바운스’ ‘헬로’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추억의 미아’ 등을 일본어로 부르며 공연장을 찾은 일본 팬들에게 보답했다.

1982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조용필이 일본활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팬이라고 밝힌 사노 씨(여·66)는 “올해 직접 서울을 방문해 ‘헬로’ 공연을 관람할 만큼 조용필의 팬이다. 조용필이 15년 만에 일본 공연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마다 씨(여·64)는 “2년 전, NHK BS ‘타니무라 신지’의 방송에서 조용필이 소개되는 프로그램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며 “영혼을 담아 노래 부르는 모습과 뛰어난 가창력, 표현력이 조용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대 통합 이어 한·일 팬들 화합과 소통의 장 만들어

조용필은 1982년 ‘미워 미워 미워’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발표하고 일본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1998년까지 8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그는 현지에서 총 600만 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해 조용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골든디스크 수상했으며 4년 뒤에 발매한 ‘추억의 미아’로 다시 한 번 골든디스크를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외국인 최초로 NHK 가요 홍백전에 출연해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는 1992년부터 1998년 사이 일본의 78개 이상의 도시에 크고 작은 순회공연을 펼쳤다.

그렇게 일본 팬들의 가슴 속에 조용필은 여전히 ‘엔카의 황제’로 남아있었다. 록 장르의 신곡 ‘헬로’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었다. 관객들은 ‘헬로’와 ‘바운스’ 등 신곡 무대에서 따라 부르거나 환호하며 조용필과 호흡했다.

앞서 정규 19집으로 세대 통합을 이뤄내며 음원차트 돌풍을 일으켰던 조용필은 이날 음악으로 공연장을 찾은 한국과 일본 팬들과 교감했다.

▶‘가왕’의 감성, 최첨단 기술 옷 입다

조용필은 이번 공연을 위해 김서룡 감독을 시작으로 약 200명의 한·일 최고의 연출진과 스태프가 의기투합했다.

특히 일본 공연 연출계의 거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야마토 팀과 세계 최초로 ‘도트 시스템’(DOT SYSTEM)을 구현해 냈다.

‘도트 이미지 시스템’ 가수의 머리 위 공간에서 무대 전체를 감싸는 LED 조명으로 무대는 물론 관객석까지 가득 메웠다. 기존 조명이 2차원의 이미지였다면, 이는 무대 안 3D로 구성으로 이날 무대 구성의 백미였다.

조용필은 오프닝 ‘미지의 세계’를 시작으로 6~7곡의 무대에서 ‘도트 이미지 시스템’을 선보였다.

한편 ‘원나잇 스페셜’로 4000여 팬과 소통한 조용필은 한국으로 돌아가 조용필&위대한탄생 투어콘서트 ‘헬로’의 하반기 일정(인천, 부산, 서울·대구 앙코르)을 이어갈 예정이다.

(도쿄) |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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