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야당을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 文 “민주당, 정파 떠나 국정 도울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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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당선인 문재인에 전화… 19일 文 공개축하에 감사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0일 오후 4시 40분경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국정에 정파와 정당을 넘어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이 끝난 다음 날 승자와 패자가 통화한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막판에 네거티브전이 기승을 부리면서 후보들이 서로 감정을 상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병풍(兵風) 사건’이 벌어졌던 2002년, BBK 의혹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던 2007년에는 선거 후 후보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문 후보에게 먼저 전화를 건 박 당선인은 문 후보가 전날 패배를 인정하며 “박근혜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 국민들께서도 많이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당선인은 또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지만 이게 다 국민의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선택받고자 함이 아니었겠느냐. 그런 만큼 앞으로 국민을 위해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자택에서 전화를 받은 문 후보는 다시 한 번 당선을 축하하고 “박 당선인에 대해 기대가 크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또 “제가 당은 책임지고 끌어갈 수는 없겠지만 민주당이 국정에 정파와 정당을 넘어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국정 운영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두 사람의 통화는 2∼3분가량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도 “야당을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해서 국정 운영을 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열린 마음, 겸손한 마음으로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 국민행복에 모두가 동참할 때”라고 강조했다.

승자와 패자가 결과 발표 후 축하와 위로를 건네며 협력을 다짐한 만큼 박 당선인의 대통합 행보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도 ‘아름다운 승복’으로 향후 정치적 행보에 힘이 실리게 됐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박근혜#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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