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슈퍼팩 21억원 모금 비리의원들 낙선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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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권력이동에는 관심 없다. 의회와 국민 사이의 권력이동이 주된 관심사다.”(낙선운동 주도하는 레오 린벡 씨)

11월 미국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부패 등에 연루된 중견 정치인을 겨냥한 낙선운동이 활발하다. 과거 시민단체가 이끌던 낙선운동에 올해는 막강한 자금 동원력을 지닌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까지 가세했다. 슈퍼팩은 연방선거법에 의거해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2010년 1월 미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기업 노조 등의 단체에서 금액 제한 없이 돈을 모아 정치·선거광고를 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 텍사스 주 휴스턴의 건축재벌 2세 린벡 씨가 설립한 슈퍼팩 ‘기본책임운동(CPA)’이 민주 공화 양당의 중진의원 낙선운동에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CPA가 1월 말까지 모금한 낙선운동 자금은 190만 달러(약 21억2000만 원). 거물급 후원자 4명이 160만 달러를 지원했다.

6일 오하이오 주 제2선거구에서 치러진 공화당 하원의원 경선 결과도 CPA 낙선운동이 낳은 이변이다. 당초 3선의 진 슈밋 의원이 이길 것이란 전망이 높았지만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의 정치신인 브래드 웬스트럽 후보가 깜짝 승리를 거뒀다. CPA가 선거운동 마지막 주에 4만9000달러(약 5500만 원)를 들여 슈밋 의원에 대한 대대적 네거티브 광고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정치감시단체인 CREW가 발표한 ‘가장 부패한 의원 14명’에 포함됐다.

CPA는 앨라배마 주의 공화당 9선 스펜서 바커스 의원 낙선운동도 벌이고 있다. 이미 5만3000달러의 광고비를 썼다. 바커스 의원은 금융위기 당시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의회윤리국 조사를 받고 있다. CPA 측은 “자질이 부족한 중진의원들이 ‘영구적 정치계급’으로 행세하며 정치에 독이 되고 있다”며 낙선운동 의지를 다졌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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