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33>陳相이 見許行而大悅하여 盡棄其學而學焉이러니 陳相이 見孟子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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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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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許行之言曰등군즉성현군야어니와 雖然이나 未聞道也로다

등나라 문공이 맹자에게 자문해 井田法을 시행하고 있을 때 農家類(농가류)의 설을 주장하는 許行이 그 문도들과 함께 등나라로 오고 유학자 陳相과 그 아우 陳辛도 왔다. 그런데 陳相은 허행을 보고는 농가류의 설에 傾倒(경도)돼 이제까지 공부한 유학의 설을 버렸다. 그리고 맹자를 만나서 허행의 말을 전하여, 등나라 문공이 어진 군주이기는 하지만 진정한 정치가 무엇인지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其學은 지금까지 陳良(진량)에게서 배운 유학을 말한다. 學焉은 허행의 설을 배웠다는 뜻이다. 焉은 종결사이면서 ‘그에게(그것에)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道許行之言에서 道는 ‘말하다’란 뜻이다. 등君則誠賢君也에서 ‘A則B也’의 짜임은 ‘A는 B이다’라고 규정하되, 기준이나 관점을 달리하면 A에게는 결함이 있다고 유보하는 의미를 지닌다. 誠은 ‘진실로’라는 뜻의 부사다. 未聞道也에서의 道는 진정한 聖王의 도란 뜻이다. 진상은 처음에 등나라 문공이 ‘성인의 정치’를 행하고 있으므로 ‘성인의 백성’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허행에게 배운 이후로는 문공이 현인의 자질인 데다가 아직 도를 듣지 못한 수준이라고 평하게 되었다.

盡棄其學이라고 하면 기왕의 학업을 버리는 것을 말한다. 유학자들은 대개 불교를 공부하다가 유학을 공부하는 일을 善變(선변·잘 변화함)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徐起(서기)가 처음에 불교를 공부하다가 李之\(이지함)에게 배워 유학을 전공하게 된 일이나 李珥(이이)가 금강산에서 불교를 공부하다가 스스로 깨닫고 유학에 專心(전심)하게 된 일 등이 그 예에 속한다. 한편 李舜臣은 유학을 공부하다가 武事(무사)를 전공했는데, 李恒福(이항복)은 그것을 盡棄其學이라고 표현했다. 이순신이 武로써 國難을 극복하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을 높이 평가하여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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