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유럽] 물오른 박지성 ‘대형사고’ 한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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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7일 07시 00분


맨유 vs 첼시 9일 새벽 리그우승 향한 운명의 한판

맨유, 2위 첼시에 승점 3점 간발차 선두
이기면 우승 예약…지면 피말리는 레이스
퍼거슨 “전통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빅게임 사나이 박지성 전천후 출격 대기

박지성. 스포츠동아DB
박지성. 스포츠동아DB

전운이 감돈다. 두 말할 필요 없는 빅뱅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FC가 9일 0시1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의 향방을 결정할 일전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맨유는 21승10무4패(승점 73)로 1위, 첼시는 21승7무7패(승점 70)로 2위다. 맞대결 승자는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맨유는 첼시를 꺾으면 우승컵을 예약한다.

그러나 첼시가 승리하면 막판까지 피 말리는 우승 경쟁이 예상된다. 첼시가 승리하면 두 팀의 승점이 같아진다. 남은 2경기에서 골 득실차까지 따져야 우승팀이 결정될 수도 있다. 현재 두 팀의 골 득실차는 +38로 같다.

○ 2003년 이후 근소하게 앞선 첼시

첼시는 2000년대 이전까지 맨유의 적수가 아니었다. 1905년 창단의 오랜 역사를 지녔음에도 트로피와는 거리가 멀었다. 90년대까지 정상을 밟은 건 1954∼1955시즌이 유일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러시아 출신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 회장이 구단주로 취임한 2003년 이후 첼시의 전력은 급상승했다.

중상위권에 머물던 팀 성적도 수직 상승했다. 아브라모비치 회장의 첫 시즌이었던 2003∼2004시즌 준우승했던 첼시는 2004∼2005, 2005∼2006시즌을 연이어 리그를 정복했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전통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첼시는 “경계심과 두려움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받아치고 있다.

역대전적에선 맨유가 69승47무44패로 첼시를 압도하고 있지만 2003년 이후 전세가 뒤집어졌다. 첼시는 2003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9승8무4패로 맨유에 강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역전됐다. 맨유가 3승1패로 절대 우위에 있다. 2003년 이후 맨유가 첼시와의 전적에서 앞선 시즌은 2009∼2009시즌(1승1무) 이후 2번째다.

신흥 라이벌전답게 많은 명승부가 펼쳐졌다.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하이라이트는 2007년 5월 런던에서 열렸던 FA컵 결승전과 2008년 5월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혈투였다. 결과부터 말하면 한 번씩 울고 웃었다.

2007년에는 첼시가 맨유를 1-0으로 꺾고 정상을 밟았다. 하지만 1년 뒤 맨유는 승부차기 끝에 첼시를 누르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가져갔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난해 우승을 다퉜다. 첼시는 지난해 4월 3일 원정경기에서 맨유에 2-1로 이겼다. 첼시는 결국 맨유를 승점 1차로 따돌리고 우승메달을 목에 걸었다.

○ 박지성, 첼시와 인연에 기대

박지성의 주말 첼시전 출전은 기정사실화다. 챔피언스리그와 EPL까지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하는 퍼거슨 감독은 선수단을 2조로 나뉘어 운용 중이다. 그는 5일 열린 샬케04(독일)와의 챔스리그 4강 2차전에 박지성에게 휴식을 줬다. 맨유 주전급들이 샬케04전에 대거 결장했다는 사실은 박지성의 입지가 단단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분위기는 좋다. 박지성은 지난 달 치러진 첼시와의 챔피스언리그 8강 2차전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32분 짜릿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4개월여 만에 터진 시즌 7호 골. 박지성은 맨유와 퍼거슨 감독에게 4강행을 선물하며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박지성에게 첼시전은 꼭 좋은 기억만을 가져다주진 않았다. 첼시가 모두 웃었던 2007년 FA컵과 2008년 챔스리그 결승 무대에 박지성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4월 프리미어리그 첼시전에서도 박지성은 후반 27분 나니와 교체될 때까지 72분여를 뛰었으나 결국 패배를 막지 못한 채 우승 컵 향방이 사실상 결정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결국 첼시전은 박지성에게 ‘추억’과 ‘아픔’의 공존이란 또 다른 포커스도 존재하는 셈이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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