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순수를 좇는 평론가의 첫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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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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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방민호 지음 158쪽·1만 원·실천문학사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시력 9년에 이르는 시인이기도 하다.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는 그의 첫 시집이다.

65편의 시 작품 하나하나에 순수와 사랑에 대한 열망이, 시에 대한 열정이 들어 있다. 시인은 ‘당신’이라는 풍부한 함의가 섞인 시어로써 그 뜨거움을 표현한다. ‘당신은 내 아픈 눈동자 속으로 내 안에 들어와/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당신이 먹고 싶은 것을 먹고/당신이 가라는 곳으로 가/당신의 모습으로 앉아 있다오.’(‘빙의’에서)

‘정박하지 못하는 내 혼은 환영 같은 탑 클라우드를 타고 흔들리면서 흘러가면서’라는 시구로 그는 황홀하게 빛나는 간판 아래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부유하는 영혼의 외로움을 노래한다. 그는 “고립의 나날, 가슴이 병들어 있던 시간, 구름처럼 먼 곳을 떠돌던 시간 속에서 솟아나는” 시의 ‘출생의 비밀’을 이렇게 드러내 보인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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