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조선의 음담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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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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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음담패설/정병설 옮김/208쪽·1만2000원·예옥
퇴계선생이 야한 얘기를?

“보장지자 이보이불시자야”(步藏之者 而寶而不市者也·걸어 다닐 때 숨어 있는 것으로 보배처럼 귀하지만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좌장지자 이자이불병자야”(坐藏之者 而刺而不兵者也·앉아 있을 때 숨어 있는 것으로 사람을 찌르기는 하지만 죽이지는 않는다)

한 선비가 퇴계 이황을 찾아가 여성과 남성의 성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퇴계가 그 발음을 살려 재치 있게 답한 말이다.

서울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가 조선 후기 음담패설집인 ‘기이재상담(紀伊齎常談)’을 처음으로 번역하고 해설을 붙였다. 이 고서는 2008년 소메야 도모유키(染谷智幸) 일본 이바라키그리스도교대 교수가 한 고서점에서 발견해 저자에게 전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기이재상담’에는 퇴계 이황이 등장하는 사례를 비롯해 소대남편(두 번째 남편)을 두었던 조선 하층민의 풍속을 짐작하게 해주는 이야기, 병조판서 홍봉한의 애첩을 탐낸 문객, 중국 사신의 음탕한 수수께끼를 푼 허난설헌 이야기 등 31편이 실렸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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