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 日 ‘국민 미소녀’ 우에토 아야의 ‘숙녀’ 변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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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2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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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은 '국민 여동생'으로 불린다. 동글동글한 외모와 친숙한 이미지로 아역 배우 시절 얻은 별명이다. 그녀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로 깜찍한 여동생 이미지의 역할을 맡았다.

일본에도 문근영처럼 '국민 여동생'으로 불릴만한 스타가 있다. 우에토 아야가 그 주인공이다. 일본 최고의 미소녀를 뽑는다는 '전일본 국민적 미소녀 콘테스트' 출신이니 그녀에겐 '국민 미소녀'라는 수식어가 '국민 여동생'보다 더 그럴싸할 듯싶다.

우에토 아야는 1997년 미소녀 선발대회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그녀는 데뷔 이후 명랑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스타로 급부상했고 이후 10여 년 간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우에토 아야의 나이도 이제 스물다섯이다. 스물셋의 문근영이 최근 KBS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악역을 맡아 아역 이미지와 '국민 여동생'의 타이틀을 벗으려 하는 것처럼 그녀도 수식어 '국민 미소녀'를 떨쳐내야 할 나이가 됐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정상급 아역 배우나 아이돌 스타가 이 같은 '성인 변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어렸을 때 깜찍했던 추억의 스타'로 남아 연예계에서 밀려나기 마련이다. 그들을 톱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은 '국민 여동생'이나 '국민 미소녀' 같은 수식어가 나이 들면 더 이상 자라지 못하도록 옥죄는 덫이 되는 것이다.


▶ 변신의 기로에 선 '국민 미소녀'

우에토 아야는 1999년 아이돌 그룹 Z-1의 멤버로 본격적인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배우와 모델 일도 병행했다. 2001년 드라마 '3학년 B반 킨파치 선생'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일본 10대 소녀들의 패션 아이콘이자 남성들의 아이돌 스타로 떠올랐다.

현재 일본 광고업계에선 섭외 1순위 톱스타로 남자는 SMAP의 키무라 타쿠야를, 여자는 우에토 아야를 꼽는다. 그녀는 지난해 일본 12개 기업과 제품 광고에 출연하며 여자 광고모델 캐스팅 순위 1위에 올랐다. 6년째 1, 2위를 오가며 정상급 CF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10년 넘게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고도 '여배우' 우에토 아야를 떠올릴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대표작을 꼽기는 어렵다. 문근영이 아역 시절부터 탁월한 연기력만큼은 인정받은 것과 달리, 우에토 아야의 연기 폭은 아이돌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쉴 틈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면서도 폭발적인 인기와 유명세에 비해 작품의 흥행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아직은 '일본 광고계의 여왕'으로 불리며 연예계의 정상에 올라 있지만 향후 배우로서 성장하지 못하고 '국민 미소녀'에만 머문다면 언제 하향세에 접어들지 모를 일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일본 최고의 아이돌 스타였던 마츠우라 아야는 귀여운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못한 채 '추억의 스타'가 돼 가는 중이다. 깜찍하고 엽기적인 컨셉트만 줄곧 내세우던 마츠우라 아야도 20대가 된 뒤로는 나이에 맞게 스타일을 바꾸고 발라드처럼 성숙한 분위기의 노래에 도전했다.

하지만 예전의 아이돌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변신에 실패했고 인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한 때 일본에서 드라마, 가요프로그램, 버라이어티, 광고를 넘나들며 TV만 켜면 나오던 그녀는 요즘 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들다.

13일부터 방영 중인 일본 후지TV 드라마 '절대영도~미해결 사건 특명수사'에서 기존의 발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냉철하고 성숙한 여형사로 변신한 우에토 아야. (사진출처=후지TV 홈페이지)
13일부터 방영 중인 일본 후지TV 드라마 '절대영도~미해결 사건 특명수사'에서 기존의 발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냉철하고 성숙한 여형사로 변신한 우에토 아야. (사진출처=후지TV 홈페이지)

▶ 여형사와 남친 공개…변신 프로젝트?

우에토 아야도 여동생 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수년 간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 일본 젊은이들의 '결혼활동(婚活)'을 주제로 한 후지TV 드라마 '콘카츠'(婚カツ!)에선 결혼 적령기를 맞은 여주인공을 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결혼이라는 '성인' 주제를 다뤘음에도 명랑한 우에토 아야의 기존 미소녀 이미지가 여전해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방영 시간이 일본에선 황금시간대로 꼽히는 월요일 밤 9시였지만 시청률도 첫 회(16.3%) 이후로 급격히 떨어져 평균 10.5%에 그치며 흥행에도 실패했다.

시행착오를 겪은 우에토 아야가 소녀에서 숙녀로 인정받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변신 프로젝트는 13일부터 방영된 후지TV 드라마 '절대영도~미해결 사건 특명수사'의 여형사 사쿠라기 이즈미 역이 아닐까 싶다.

이 드라마에서 사쿠라기 이즈미는 냉철하고 패기가 넘치는 스물다섯 살의 특명수사본부 형사로 나온다.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우에토 아야는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듯 짙은 갈색의 단발머리에 웨이브 퍼머를 했고 옷도 어른스럽게 차분한 스타일로 입고 등장한다.

팬들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그녀의 어른스런 연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청률은 1회 18.0%, 2회 14.5%로 아직까지는 괜찮은 편이다.

그녀가 15일 기자회견에서 아이돌 그룹 V6의 모리타 고(31)가 남자친구라는 사실을 갑작스럽게 인정한 것도 이 같은 변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보인다. 두 사람은 9년 동안 연인 사이였지만 자신들의 관계를 인정하거나 밝힌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은 우에토 아야가 조만간 결혼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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