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아름다움의 힘 역사를 만들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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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역사/아서 마윅 지음·채은진 옮김/336쪽·1만5000원·말글빛냄

“그가 들어오자 놀라움과 혼란이 그곳을 가득 채웠다.”

플라톤은 책 ‘카르미데스’에서 아름다운 미소년 카르미데스가 방안으로 들어선 순간을 이렇게 묘사한다. 이 문장으로 플라톤은 인간의 미모가 타인에게 어떤 힘을 가지는지를 표현한 셈이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미모가 인간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역사 속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마담 퐁파두르 등 여성들이 미모를 권력의 원천으로 삼은 사례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남자는 어땠을까?

영국의 제임스 1세는 자유분방한 성적 취향을 갖고 있었다. 1614년 제임스 1세는 22세의 아름다운 청년 조지 빌리어스를 만났다. 빌리어스에 반한 제임스 1세는 훗날 그에게 버킹엄 공작의 작위도 수여한다. 정치적 성공에도 외모는 중요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190cm가 넘는 키에 팔다리가 길었다. 얼굴은 거칠어 보였지만 연설을 시작하면 카리스마를 내뿜는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의 경쟁자였던 스티븐 더글러스는 162cm 정도의 키에 다리가 짧고 머리가 컸다. ‘아이를 찾습니다’ 같은 악의적인 제목의 전단지가 돌아다닐 정도였다. 선거에서 승리한 쪽은 키가 큰 링컨이었다.

물론 아름다움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조지 빌리어스는 오만한 태도로 미움을 사 암살당했다. 하지만 “좋든 나쁘든 그들은 관심을 받게 된다”는 저자의 말은 또 하나의 재능, 아름다움의 영향력을 일깨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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