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오마니, 하늘에 가 별로 떴지… ‘오마니별’

  • 입력 2008년 5월 3일 03시 00분


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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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니별/김원일 지음/384쪽·1만1000원·강

뇌중풍과 싸운 뒤 김원일(66·사진) 씨의 창작열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해 장편 ‘전갈’을 낸 데 이어 올해 일곱 번째 소설집 ‘오마니별’을 출간했다.

오랜 시간 분단의 비극을 탐색해 온 작가의 문제의식은 새 작품집에서 오롯하다. 작가 자신이 “남북 분단 육십 년 세월이 흘렀어도 통일이 요원한데, 남북조 시대를 살고 있는 이 민족의 고통과 그늘이 여기 실린 소설의 주조를 이루었다”고 밝힌 바다. 김 씨의 원숙한 소설을 읽어 가면, 여전한 분단의 상황에 대한 무게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가령 표제작 ‘오마니별’이 그렇다.

6·25전쟁 중 누이가 폭격을 맞고 죽었다고 믿는 조 씨. 그런 그에게 헤어진 누이로 여겨지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조 씨가 대여섯 살 때 헤어졌고 얼굴을 못 본 지 50여 년이라 만나도 서로를 알아볼 수 없다. 어렵사리 만남의 자리가 마련된다.

소설이 감동을 주는 부분은 역시 전쟁에 대한 묘사다. 고향 평안도를 떠난 어린 조 씨는 폭격 중에 누이를 놓친다. 정수리를 다친 소년은 피를 철철 흘리면서 누이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피란길에 추운 날씨가 고되기도 하지만 소년에겐 상처가 덧나지 않게 하는 덕이 된다. 문전걸식하며 시골집을 떠돌고, 손발이 동상에 걸려 퉁퉁 부은 몸으로 여염집 처마 밑에서 새우잠을 잔다. 아무나 붙잡고 헛소리로 오마니와 누이를 불러댄다. 선한 조 서방 내외가 거두어 조평안이라는 이름을 얻고 살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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