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국보급에서 물러나라"

  • 입력 2002년 1월 4일 19시 21분


박찬호, 김병현등 한국야구선수들은 일찌감치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고 선동열, 이종범, 이상훈등이 일본 야구를 정복하는등 많은 수의 야구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고 축구 또한 적지않은 수의 선수들이 일본과 유럽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처첨 한국야구, 축구 선수들의 실력이 선진무대의 실력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야구, 축구에 이어 한국에서 세번째로 인기가 높은 농구는 언제쯤 해외진출 선수가 나올수 있을까?

섣부른 견해일지 모르지만 빠르면 NBA 2002-2003시즌에 뛰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2m7의 거구 서장훈에겐 이제 KBL무대가 작아만 보인다.

올시즌 팀의 11연승을 이끌며 3라운드 선두에 올렸고, 국내선수로는 유일하게 득점 25.7점으로 랭킹 4위에 오르는등 발군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프로농구 출범이후 용병들과 유일하게 어깨를 당당히 한 선수가 서장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입단이후 꾸준하게 득점과 리바운드 부분에서 용병들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올렸고 99-2000시즌에는 정규시즌 MVP에 등극, 팀의 우승과 플레이오프 MVP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등 골밑 독주체제를 굳건히 했다.

그러나 실력에 비해 지나친 개인 플레이에 팀 공헌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해 심판과 상대선수들과 맞서는 일이 잦는등 국보급 센터에 맞지 않는 이미지를 보여 팬들로부터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2001-2002시즌에는 서장훈에게 이런 모습은 찾아볼수가 없다.

골밑 플레이는 한층 기량이 물어익었고, 팀을 이끌며 개인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에 치중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잦은 심판과 상대선수들의 마찰은 사라지는등 성숙된 자세를 선보이며 국보급 센터라는 호칭에 걸맞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팀을 정규리그 우승에 등극시키고, 두번째 챔프를 차지한뒤 FA로서 당당히 해외진출을 하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NBA 변화도 서장훈의 해외진출에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세계농구의 왕좌인 미국농구가 유럽농구에 도전을 받으며 NBA코트를 주름잡던 흑인선수들에 맞서 유럽출신 백인선수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2001-2002시즌 활약이 눈에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달라스의 노이츠키가 코트를 휘젓고 있고, 새크라멘토의 스토이코비치와 블라드 디박이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하는등 흑인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아시아농구를 양분했던 왕즈즈가 지난 시즌 4월 동양인 최초로 데뷔전을 가진 것과 몽골출신의 멩크가 NBA를 진출하는등 NBA의 폭넓은 선수선택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2m가 넘는 키에 110kg의 거구를 가진 서장훈으로선 덩치 큰 서양선수들에 파워에서 밀리지 않고, NBA센터들의 약점인 외곽슛은 오히려 서장훈이 보다 정확하고 유연성 또한 흑인선수들 못지 않은 몸놀림이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함께 겨루던 왕즈즈에 전혀 뒤지지 않는 기량을 가지고 있어 NBA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시즌을 끝으로 국보급 센터 자리에서 NBA센터 자리로 옮길때가 온 것이다.

드디어 한국농구도 해외진출선수가 생길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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