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LG, 이젠 물건이 바닥났다는데"

  • 입력 2001년 5월 17일 14시 29분


'아! 옛날이여~~!'

시즌 초반임에도 성적부진을 이유로 감독까지 교체한 LG를 바라보며 팬들이 읊어대는 한탄이다.

팬들이 생각하는 그 '옛날이여~~!'는 바로 심재학과 박종호가 활약하던 90년대 후반의 LG.

김재현, 이병규, 심재학으로 이어지는 철벽외야와 유지현을 축으로 박종호, 이종열, 서용빈으로 짜여지는 내야의 그물망 수비라인.

수비도 수비지만 타력에서 지난해 타격왕을 차지한 박종호와 현대를 거쳐 두산에서 여전히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심재학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왜 트레이드를 했을까?'하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LG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실패를 맛보고 두산에서 정착하고 있는 심재학은 올시즌 타점왕을 노릴 정도로 맹타를 휘둘러대며 잠실 라이벌 두산의 핵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번 주중 3연전에서 LG를 울려버린 그의 활약을 보고 있노라면 LG팬들은 물론 구단주도 마음이 아픈 것은 매한가지.

박종호 역시 LG가 실시한 트레이드의 실패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져 있지만 최근 타율을 0.216로 끌어올리고 영양가 있는 타점으로 김재박 감독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반면 이들 두 선수와 맞트레이드된 선수들의 활약을 미미하다.

심재학과 맞트레이드한 최원호는 올시즌 LG마운드에서 찾아볼 수도 없고 박종호와 맞트레이드된 최창호는 나름대로 분전하고 있지만 방어율 8.526으로 기대 이하.

최근에는 주전포수들의 부상을 이유로 내야수 안재만을 SK로 보내버렸다.

아니나다를까?

안재만은 SK로 이적한 이후 보란 듯이 페이스가 살아나면서 SK 하위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래저래 LG 선수들은 타 팀으로 이적한 후 화려하게 부활, LG를 곤역스럽게 만든다.

LG가 확보하고 있는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LG시절의 냉대가 뼈에 사무칠 정도로 커서 이적 선수들을 분발시키는 계기가 된 것인지 모르지만 LG가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매년 팀의 주축들을 타 팀으로 이적시키고 이렇다할 용병을 선발하지도 못하는 LG.

올시즌 바닥을 헤매고 있는 것은 그간 LG의 장외활동이 가져다 준 결과물일 수도 있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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