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발언대]이종윤/세금납부 마감시간 민원인 편의 고려를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27분


20년 동안 외국에서 살다가 국내 아파트를 분양받아 귀국했다. 국내에 내 집을 마련하기는 처음이라 세법을 잘 몰랐다. 잔금을 치르고 한 달 이내에 취득세를 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마감날 오후 5시경 은행에 갔다. 세법에는 마감시한을 오후 5시라고 못박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도 은행에서는 이미 전산작업을 마감했다는 이유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은행이나 구청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지 않고 있는데도 내겠다는 세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날 과태료 20%를 더해 내라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각종 접수의 마감일은 그날 밤 12시까지 인정하고 있다. 우체국 소인이 그날짜로 찍혀 있는 경우도 인정된다. 민원인에게 유리한 제도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제도가 집행자 위주로 돼있다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 해당 관청은 주민이 알아서 세금을 들고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세금 납부내용을 알려줬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세금을 체납한 기간과는 무관하게 일괄적으로 20%의 과태료를 내라는 것도 체납자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또 은행 직원들이 자신들의 전산업무시간에 맞춰 세금납부 마감시간을 정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을 때 과태료를 물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과 고객의 입장에서 일을 처리했으면 한다.

이 종 윤(jongyyou@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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