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리포트]『스포츠센터 이용「생활의 낙」됐어요』

  • 입력 1999년 4월 25일 19시 38분


매월 22일만 되면 꼭두새벽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의 올림픽스포츠센터 건물 1층 로비엔 수십여명의 주부와 직장인들이 길게 줄을 선다.

이유는 이날이 바로 이 스포츠센터의 신규회원 등록일이기 때문. 워낙 회원 가입 희망자가 많아 “늦게 가면 정원이 다 차버릴지 모른다”며 부지런을 떠는 것이다.

경기 분당과 평촌신도시의 올림픽스포츠센터들도 매월 22일 회원접수 창구 앞에 긴 줄이 생기기는 마찬가지. 이처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신도시내 올림픽스포츠센터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일산신도시의 스포츠센터의 월 고정회원은 6천5백여명. 여기에다 비회원 1일 이용자가 하루 평균 3백∼5백명에 달하기 때문에 매일 7천여명의 주민이 이곳을 이용하는 셈이다.

수영 헬스 에어로빅 볼링 골프 스포츠클라이밍 등 18개 종목 대부분의 정원이 거의 매월 꽉 찬다. 특히 어린이체능단 농구 수영 등의 회원 가입은 ‘하늘의 별따기’다.

회원은 주부가 60%로 가장 많고 청소년 20%, 직장인 10% 등이다. 회원의 80% 가량이 신도시 주민이고 나머지는 신도시 주변의 주민이거나 일산에 직장이 있는 외지인들이다. 일산에 사는 인기 연예인 회원도 10여명이나 된다.

분당 센터는 2천8백여명, 평촌은 3천5백여명의 월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신도시내 스포츠센터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저렴한 이용료에 시설이 좋기 때문. 국민체육진흥기금 5백여억원을 들여 지은 일산스포츠센터의 경우 지상10층 연면적 6천여평으로 동양 최대 규모이다. 내부 시설도 서울 도심의 웬만한 스포츠클럽 못지않다.

이용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주 3회 골프레슨을 받고 3회 실내연습장을 이용하는데 월 16만원 안팎이다. 주 6회 자유수영의 경우 월 4만5천원 수준에 불과하다.

수영회원인 주부 박찬현씨(35)는 “서울에서 살 땐 워낙 비싸 수영은 엄두도 못냈다”며 “아이가 학교에 간 뒤 옆집 주부들과 자전거를 타고 와서 운동을 하고 가는 게 신도시 생활의 큰 낙”이라고 말했다.

일산센터의 한덕상(韓德相)관장은 “회비는 저렴하지만 이용객이 많아 흑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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