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제오늘]분당 운중동,선비들 한양가던 길목

  • 입력 1997년 8월 11일 08시 10분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서쪽 끝에 자리잡은 운중동(雲中洞)은 행정구역만 분당구이지 신도시라는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전형적인 산간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신도시의 상징인 고층아파트나 시원스럽게 뚫린 도로를 찾아보기 어렵다. 푸른 산과 흰 구름이 눈에 잘 들어온다. 운중동은 그야말로 「구름 속 동네」다. 지명의 변동을 봐도 산운리 운중리 운중동 등 「구름 운(雲)」자가 빠진 적이 없다. 운중동의 명칭은 이 지역이 국사봉(國寺峯) 아래로 계곡이 길고 깊으며 앞뒷산에 구름이 많이 끼어있어 붙여졌다. 운중동의 골짜기에는 조선시대 한양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있어 자연스럽게 취락이 형성됐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선비들은 주막 대청마루에 앉아 산중턱에 걸린 하얀 구름을 보며 「청운(靑雲)의 꿈」을 키웠으리라. 운중동의 면적은 시전체의 12.87%인 18.16㎢나 되지만 개발이 제한된 그린벨트와 보전녹지로 묶인 곳이 많다. 주민도 7백78가구 2천1백41명에 불과해 수도권 일대에서 드물게 인구밀도가 낮은 곳이다. 공기가 맑고 산림이 우거져 조용하면서도 서울에서 교통이 편리한 이곳에는 우리의 정신문화를 연구하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LG연수원 등 연구원 연수원이 많다. 한국전력 신성남전력소가 들어섰고 대규모 송유관공사도 한창이다. 〈성남〓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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