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4일]‘강박관념’ 외

  • 입력 2005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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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관념’
‘강박관념’
◆강박관념〈EBS 오후 1:50〉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1943년 작품이다. 제시카 랭과 잭 니컬슨이 주연한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제임스 케인의 하드보일드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여러 번 영화화했다는 점에서 이미 증명되는 바가 있지만,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인간의 욕망과 죄의식, 타자의 것을 뺏고 침범하고 싶은 욕망과 한편으론 누구에게도 길들여지고 싶지 않은 의지 등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에 은닉해 있는 불길한 욕망을 구체화해내는 데 빼어나다.

제목이 보여주듯 비스콘티 감독이 주목한 부분은 바로 ‘강박관념’, 죄의식이다.

남편을 두고 떠나려던 조반나가 결국 정부 코스타에게 등을 돌려 집으로 되돌아가는 장면이나 남편을 살해한 이후 얻게 된 생명보험금에 코스타가 오히려 대로하여 그녀에게 결별을 선언하는 장면은 왜 이 영화의 제목이 ‘강박관념’인지를 잘 알게 해 준다.

뱃속에 생긴 아이에게서 미래를 발견하자며, 드디어 행복하게 웃는 그들에게 닥친 결말은 죽음이다.

과연 산다는 건 얼마나 복잡 미묘한 일이란 말인가? 전화위복, 새옹지마. 영화는 그 부분에 대한 대답을 해 준다.

때로 영화는 계몽 없는 친절한 교사이자 말없이 위로를 건네는 친구니까.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효시답게 인생의 처참한 굴곡을 묘사하는 감독의 냉정함이 탁월하다. 반드시 보기를 권한다. 원제 ‘Ossessione’.

★★★★★

◆나의 아름다운 비밀〈SBS 밤 1:05〉

과감하게 나눠 보자. 세상엔 ‘아름다운’ 영화와 ‘더러운’ 영화가 있다. 인간의 내면에 깊숙이 파고들수록 영화는 더러운 모습들을 담게 되고 현존하기 힘든 이상을 그릴수록 영화는 아름다워진다. ‘나의 아름다운 비밀’은 아름다운 인류애를 그린 예쁘고 착한 영화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도망친 유대인을 숨겨 주고자 하는 착한 체코 부부의 이야기. 대중적으로 접하기 힘든 체코 영화와의 조우라는 점에서 반갑다.

★★★

강 유 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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