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아지는 수면]‘코골이 수면’ 8시간 실질 수면은…

  • 입력 2008년 6월 30일 02시 57분


40대 중반의 회사원 김모 씨가 만성적인 피로감으로 수면클리닉을 방문했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피로감 때문에 큰 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아 보았지만 고혈압 증상이 조금 있을 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한의원에서 보약을 지어 먹기도 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김 씨는 체중이 늘면서 만성적인 피로감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살을 빼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김 씨는 하루 8시간 정도 잠을 잔다고 했다. 새벽에 깨는 경우가 1, 2차례 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입 안이 마르고 머리가 맑지 않다고 말했다. 자는 동안에 코를 곤다고 했는데 오래전부터 그랬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김 씨는 낮 동안에 피로감과 함께 졸음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수면의 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돼서 정밀검사인 야간수면검사를 해봤다. 검사 결과 심한 수면무호흡증으로 나타났다.

김 씨의 증상은 코골이가 있는 사람들이 호소하는 대표적인 만성피로 증세다. 물론 만성피로는 간질환, 갑상샘질환, 류머티스질환, 암 등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만성피로를 느낄 때는 이들 질환에 대한 검사가 필수적이다. 이런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숙면에 방해가 되는 콜라 커피 등 카페인 섭취가 늘었는지도 체크해 본다.

수면은 양 못지않게 질이 중요하다. 김 씨의 경우처럼 8시간 수면을 취하더라도 코골이에 동반된 수면무호흡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실질적으로는 4시간의 수면도 되지 않는다.

간질환이 의심되면 간기능 검사를 하는 것처럼 코골이와 만성피로가 함께 있다면 수면검사로 코골이가 수면의 질을 어떻게 떨어뜨리는지 알아봐야 한다. 그 정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 양압술 치료, 체중 감량을 포함하는 생활요법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성피로와 수면을 연관지어 생각하는 환자나 의사가 많지 않아 수면장애를 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피로감이 지속될 때는 잠의 양뿐 아니라 질도 살펴봐야 한다.

신홍범 의학박사·국제수면전문의 www.komok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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