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박희준]스마트폰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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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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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박희준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스마트폰에 맞춰둔 알람 소리를 듣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한 후 날씨에 맞는 옷을 골라 입고 스마트폰으로 교통상황을 확인하면서 출근한다. 신호대기 중에 e메일을 확인하며 하루 업무를 계획하기도 하고, 출근해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할인쿠폰을 찾아 커피를 사 마시며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이다.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스마트한 환경으로부터 우리는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얻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또한 여가를 즐김으로써 보다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은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 중독, 디지털 치매, 시력 장애, 목 디스크 등의 정신적 신체적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고, 열성적인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묶어주는 소셜네트워크의 등장은 다양한 사회적 부작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더욱 촘촘해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됨으로써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스마트폰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의 정보 격차, 나아가 지식의 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대부분 20대에서 40대의 고학력, 고소득층인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지식의 격차는 지식기반 사회에서 세대 간, 소득계층 간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해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사회의 정치적 소통 경로가 신문 방송 등 매스미디어에서 소셜네트워크 기반의 소셜미디어로 이동함으로써 정치적 권력의 불평등도 심화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멀리 있는 지인들뿐만 아니라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어느 누구와도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곁에 있는 가족 그리고 지인들과의 소통이 줄어들고 면대면 대화의 빈도가 줄어들어 주변 환경에 무관심한 사회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단절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고령화사회와 맞물려 사회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사회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한편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사생활이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타인들에게 공개됨으로써 개인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많은 사용자들이 소셜네트워크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실제와 다른 이중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겪는 감정적 노동과, 생각과 행동을 달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부조화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개인의 사생활 침해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경제적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내려받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위치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가 앱 운영자에게 제공되기 때문에 운영자의 관리 부주의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 휴대용 PC 역할을 하면서 스마트폰에 다양한 개인 정보 및 문서들이 보관되고 있어 악성코드에 의해 개인정보가 쉽게 유출될 위험도 있다.

노인과 저학력, 저소득 계층이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소셜네트워크에서 소외됨으로써 야기되는 사회 양극화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그들에게 스마트폰 사용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스마트폰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 스마트폰의 역기능을 줄이도록 법제도를 정비해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박희준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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