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2000년 온라인광고시장 전망

  • 입력 2000년 2월 18일 11시 56분


▼1999년의 대화형 광고 에이전시 상위 20개 기업▼

1.USWeb/CKS 2.유로(Euro) RSCG 월드와이드 3.그레이 뉴 테크놀로지 4.케임브리지 테크놀로지 파트너스 5.에이전시닷컴(Agency.com) 6.익시드(Xceed) 7.TMP 월드와이드 8.iXL 9.오길비 원(Ogilvy One) 10.스트러티직 인터랙티브 그룹(Strategic Interactive Group) 11.c2o 인터랙티브 아키텍츠 12.레이저피시(Razorfish) 13.모뎀 미디어-포프 타이슨 14.싱크 뉴 아이디어스(THINK New Ideas) 15.오개닉(Organic) 16.브랜드 다이얼로그 17.APL디지털 18.아이콘 미디어랩 19.마그넷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스 20.선더 하우스 온라인

▼1998년의 20대 주요 광고주▼

1.마이크로소프트 2.IBM 3.컴팩 컴퓨터 4.제너럴 모터스 5.익사이트(Excite) 6.인포시크 7.AT&T 8.휼렛 패커드(HP) 9.반스앤노블 10.데이텍(Datek) 증권 11.스리콤 12.퍼스트 USA 13.라이코스14.비자 인터내셔널 15.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 16.인텔 17.혼다 자동차 18.씨디나우(CDNow) 19.아마존닷컴 20.도요타 자동차

《어제 없는 오늘 없고, 오늘 없는 내일 없다. 2000년, 혹은 그 이후의 온라인·인터넷 광고 시장을 전망할 때, 지난 1999년의 광고 시장을 먼저 돌이켜보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지난 한해, 사이버스페이스의 풍경은 어떤 것이었을까? '애드버타이징 에이지'가 그 주요 흐름을 정리했다.》

▼닷컴 열풍▼

닷컴(Dotcom.com)이란 무엇인가.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한 상징어다. 인터넷을 무대로 비즈니스를 벌인다는 것. 닷컴은 지난 한 해를 명징하게 요약할 수 있는 주제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국내도 '동아닷컴' '한솔M닷컴' '한경닷컴' 등 '닷컴' 바람이 불고 있다).

닷컴 붐은 숫자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2년전 미국 신문과 잡지들에 등장했던 '닷컴'이라는 단어는 겨우 439개. 그러나 1년새 5600개로 폭증했다.

그렇다면 그 많은 닷컴 기업들의 속내는 어떠한가. 아마존닷컴(Amazon.com)의 행보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인터넷을 무대로 삼은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쥐꼬리만한 매출액과 코끼리 몸통만한 적자'를 자랑(?)하며, 나스닥 상장으로 벌어들인 수십억달러의 벤처 자금을 순식간에 탕진(영어로는 'burn'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벤처 자금의 주된 소비처는 광고. 닷컴 기업의 지명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몸부림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인터넷 기업의 주된 광고처가 인터넷이 아닌 TV, 인쇄 매체 등 전통적인 미디어라는 점이다. 닷컴 기업들은 지난해 첫 9개월 동안에만 무려 14억달러(약 1조6800억원)를 광고비로 썼다. 98년의 같은 기간에 쓴 비용보다 4배나 더 많은 규모다. 지난해 4·4분기의 광고 규모는 더욱 폭발적이다.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에 따르면 이 기간의 온라인·오프라인 광고비는 3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닷컴 기업들의 명암▼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닷컴 기업들, 다시 말해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1999년 한 해 동안 냉엄한 시험대를 거쳐야 했다. 옥석(玉石)이 가려진 것. 옥석까지는 아니더라도, 성공한 닷컴 기업과 실패한 닷컴 기업 간에 극명한 선이 생긴 것이다.

이전까지 가장 성공적인 닷컴 기업으로 꼽히던 아마존닷컴마저 넘버원(No.1)의 자리를 물려줘야 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서점'이라는 모토를 버리고 음반으로, 장난감과 소프트웨어로, 심지어 스크루드라이버까지 판매하는 '인터넷판 월마트'로의 변신을 시도한 것도 나날이 치열해지는 닷컴 기업들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이었던 셈이다.

아마존닷컴에 의해 독점되다시피 했던 닷컴 시장은 바이닷컴(Buy.com), 이베이(eBay), 몇몇 인터넷 소매기업들에 의해 분점됐다. 춘추전국 시대라고나 할까.

여행분야 사이트들에서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익스피디아'(Expedia)를 독립 벤처기업으로 분사했으며, 대표적 인터넷 여행 서비스업체인 트래블로시티는 라이벌이던 '프리뷰 트래블'을 인수했다.

한편 역경매 아이디어를 처음 사업화한 것으로 유명한 '프라이스라인닷컴'(Priceline.com)은 사업 범위를 항공권, 호텔 예약, 자동차 렌탈 등으로부터 자동차 판매, 식료 잡화류 등으로까지 확대하면서 대외적인 인지도를 한층 더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역경매는 말 그대로 전통적인 경매의 역(逆), 다시 말해 거꾸로 된 거래 형태다. 물건을 파는 기업이 주(主)가 아니라, 사는 사람이 주가 되는 형태다.

▼인수 및 합병(M&A) 열풍▼

인터넷을 주무대로 한 '대화형' 에이전시들은 지난 한 해 동안 모회사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형 광고회사나 컴퓨터 회사들은 미국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의 풍부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화형 에이전시를 인수·합병하는 데 몰두했다.

예컨대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휘트먼-하트사는 주식 매집을 통해 대화형 에이전시들 중 1위로 꼽히는 'USWeb/CKS'를 사들였다. 인터넷의 대화형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루미넌트'사는 뉴욕에 있는 온라인 광고회사 '브랜드 다이얼로그'를 대형 광고회사인 영&루비캠으로부터 매입, 또다른 자회사인 '인터랙티브8'과 함께 탄탄한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대표적 광고회사인 '그레이 애드버타이징'은 미시건주 앤 아버에 있는 '비욘드 인터랙티브'를 사들였고 '스나이더 커뮤니케이션스'는 온라인 전용 광고 대행사인 자회사 '서클닷컴'(Circle.com)을 분사(分社)했다.

한편 '인터퍼블릭 그룹'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젠트로피 파트너스'의 우산 밑으로 들어갔고, 맥메이너스 그룹은 자회사인 대화형 에이전시 '블루 마블'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노보 인터랙티브'사로 넘겼다. 노보 인터랙티브는 이로써 미국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두 개의 인터넷 광고 대행사를 두게 됐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광고 대행사들의 이같은 합종연횡이 2000년에는 더욱 대규모적으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의 지형 변화▼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 회사들과 온라인 광고 제공회사들(Ad-serving companies) 간에도 M&A 열풍은 예외없이 거세게 불었다. 그 결과 CMGI, 더블클릭, 24/7미디어, 리얼 미디어 등 몇몇 대형 기업들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CMGI의 '식욕'은 남달랐다. 애드포스(AdForce), 애드날리지(AdKnowledge), 플라이캐스트 커뮤니케이션스 같은 기업을 합병한 것. 모두 그 나름의 독특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촉망받던' 기업들이었다.

한때 대학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았던 CMGI는 사회·기술 변화를 잘 포착, 급속하게 성장했다. CMGI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웨더렐은 현재 50개 가까운 웹 관련 기업들을 소유했거나, 그들 기업의 최대 주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CMGI가 대주주인 기업들 중에는 벤처자본인 '앳벤처스'(@Ventures)도 있다.

지난해 CMGI가 인수한 기업들 중 온라인 광고 제공회사로는 '퍼스트업닷컴'(1stUp.com)이 있고, 웹사이트의 교통량을 측정하고 접속자들의 행태를 조사·분석하는 '아이프로'(I/PRO)도 포함되어 있다. 실시간 메시징 서비스와 온라인 대화(채팅)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이런 서비스는 '표적 광고'를 하기에 적합하다- 차!테크놀로지(Cha!Technologies), 이메일을 이용해 마케팅을 펼치는 '예스메일'(YesMail) 등도 CMGI의 거대한 우산 속으로 편입됐다.

CMGI의 이같은 공세에도 불구하고, 최대 라이벌 기업인 더블클릭은 별로 당황하는 것 같지 않다. "CMGI와 우리가 다른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 두 회사만 비교해 보면 여전히 우리가 몇 발짝 더 앞서 있다"고 더블클릭의 부사장인 제프 엡스타인은 주장한다. 사실 더블클릭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인 넷그래비티(NetGravity)와 애버커스 디렉트(Abacus Direct)를 자신의 품안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이들 기업은 소비자들의 구매 관련 자료를 고객 기업들에 제공해 왔다.

리얼미디어는 얼마전까지 신문 사이트들의 네트워크를 주요 표적으로 삼았으나 지난해 여행 및 개인금융 등 그 분야를 확대했다. CMGI와 더블클릭의 행보에 대한 대응이었던 셈. 그러한 흐름에 비하면 24/7미디어의 움직임은 아직 정중동(靜中動)이다. CMGI나 더블클릭에 인수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상현<동아닷컴 기자>dot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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