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위성시대/글로벌금융시스템]각국 돈흐름『한눈에』

  • 입력 1997년 12월 10일 08시 25분


최근 수년새 선진 은행의 역점사업으로 떠오른 현금자산 관리시스템(CMS)은 현금 또는 양도성예금증서 등 유동성이 큰 자산을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하자는 것. 실물의 흐름을 동반한 채권회수 채무변제 및 순수 금융거래인 단기자금 차입 운용 등의 분야에 걸쳐 이루어진다. 세계 98개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뱅크 씨티은행의 현금자산 관리시스템인 「씨티뱅킹」은 인공위성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움직인다. 씨티뱅킹의 주요 고객은 포드 GM IBM 등 지구촌 곳곳에 지사나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 각 지사에 깔린 씨티뱅킹 프로그램에 입력된 무수히 많은 재무정보가 인공위성 또는 케이블망을 통해글로벌 데이터베이스 「GID(Global Interface Device)」로 모여든다. GID는 매일 매일의 최신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 각 지사의 현금자산을 그룹 차원에서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배열해주는 장치. 씨티은행 글로벌네트워크 부서장 말콤 헤이머는 『이 GID야말로 씨티뱅킹의 플래티넘 버전(백미·白眉)』이라고 자랑했다. 지난해 씨티은행이 씨티뱅킹을 통해 벌어들인 순 수익은 7억3천만달러. 94년 4억2천만달러, 95년 5억7천만달러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씨티은행 전체의 흑자규모에서 씨티뱅킹이 차지하는 몫도 94년 12.3%에서 95년 16.5%, 지난해에는 19.3%로 늘어나고 있다. 경쟁업체들에 앞선 과감한 투자가 이제 결실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씨티은행의 내부평가다. 씨티뱅킹에 사용되는 위성은 나라별로 각각 다른 것이 보통이다. 정보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규제를 하는데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나라별 자국 위성 이용을 의무화하기 때문. 예를 들면 한국에선 무궁화위성을, 미국에선 「웨스트스타 Ⅴ」를 사용하고 있다. 인공위성이 은행에서 현금자산 관리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분야는 현금자동지급기(ATM). 씨티은행 고객이라면 다른 나라에 가서도 ATM에서 현금인출이나 계좌간 이체는 물론 주식 채권 시장 정보까지 받아볼 수 있다. 대륙을 넘나드는 정보교류에 위성이 한 몫 단단히 하는 것이다. 씨티은행 내부 통신망 「메일 뷰」도 인공위성을 통해 작동한다. 이 내부 통신네트워크는 세계 각국의 3천5백개 지점 9만여명의 씨티은행 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적어도 내부적인 의사전달에 한해서 만큼은 종이가 사라진 지 오래다. 1분 1초를 다투며 숨가쁘게 거래되는 지구촌 각국의 주식시장에서도 인공위성의 이용은 필수적이다. 주식시장이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문호가 열려 있고 해외증시 투자도 가능해진 마당에 국내 정보만으로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증권정보 제공회사 「PC QUOTE」는 이 분야의 리더. 8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위성을 이용한 주식 상품 선물 옵션정보 제공에 일찌감치 눈을 떠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부터 아프리카의 잠비아 짐바브웨에 이르기까지 세계 55개국 1백45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35만개 이상의 종목들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쏘아댄다. 1초에 11만2천바이트를 전송할 수 있는 초고속 데이터 전용회로 「하이퍼 피드」를 이용, 수요자의 PC에 깔려 있는 윈도 화면에 제공한다. 제공하는 정보도 다양하다. 가격과 거래량 등 시장정보는 물론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회사의 주요 재무제표 △주요 주주 및 내부거래 현황 △회사의 사업계획과 최근 경영상태까지 진단해준다. PC QUOTE측은 『보다 많은 정보를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접하느냐가 성공투자의 관건』이라며 『1초라도 더 빨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위성 전용회선 등 접근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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