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野神’의 조련술… 장점으로 단점을 커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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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도드라진 장점이 있다면 그걸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단점 고친다고, 또 그 단점이 미워서 쓰지 않는다면 장점까지 묻힌다. 리더가 생각을 바꾸면 낭비되는 자원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
―‘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십’(정철우·비전코리아·2008년)

얼마 전 막을 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관람하면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는 양편 감독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었다. 감독들의 고뇌하는 표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불안해 보이는 투수를 강판시킬 것인가?’ ‘컨디션 좋아 보이는 타자를 대타로 세울 것인가?’ 이는 근본적으로 ‘내 선수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 선수는 이런 장점이 있고 저 선수는 저런 단점이 있는데 매번 그런 점들을 판단한다는 게 무척이나 힘들 것이다.

국내 최초의 독립 야구팀 고양원더스의 김성근 감독은 ‘야구의 신’이라 불린다. 그가 수많은 승리의 결과만으로 이런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선수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상대편 감독으로부터도 경외감의 대상이었다.

김 감독은 ‘많은 지도자들은 선수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애를 쓴다. 단점을 고치지 않으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없지만 단점에 집착하다 보면 장점까지 묻혀 버릴 수 있다’는 신조를 가졌다. 그 신조로 제구력이 나쁜 투수의 단점을 공이 빠르다는 장점으로 발굴해 훌륭한 선수로 키웠다.

절장보단(絶長補短)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사람과 사물에서 장점으로 단점을 보완하면 쓸모 있고 소중한 존재가 된다는 의미에서 유래하였다. 어떤 사람이나 사물도 항상 상대적이어서 각기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현명한 사람은 남을 험담하거나, 타인의 단점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려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매진하여 남들보다 더 매력적인 장점을 갖는 일이다.

도태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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