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훈의 클래식 패션 산책]<8>남성패션의 포인트 ‘브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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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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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라인(V-Line) 얼굴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슈트를 입었을 때 생기는 브이존(V-zone)도 전체 옷차림과 인상을 결정하는 만큼 스타일링에 신경써야 한다. 제일모직 제공
브이라인(V-Line) 얼굴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슈트를 입었을 때 생기는 브이존(V-zone)도 전체 옷차림과 인상을 결정하는 만큼 스타일링에 신경써야 한다. 제일모직 제공
남자들이 선택하는 복장은 사실 유행이나 브랜드에 너무 민감하지 않아도 괜찮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트렌드나 유명한 브랜드의 위력에 휘둘리기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옷이 무엇인지, 그리고 스스로는 어떤 옷을 원하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게 자신의 스타일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남자에게 필요한 건 비싸거나 유행을 타는 옷이 아니라, 내 직업이나 내가 존재하는 장소와 잘 어울리는 옷이며 그 옷차림 속에서 각각의 아이템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지다. 사람들은 내가 입은 옷이 아니라 나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옷은 주인공이 아니라 내 배경일 뿐이다.

그러므로 남자의 복장에서 브이존을 강조하라는 세간의 명제는 잘못됐다. 슈트나 재킷을 입은 경우 사람 얼굴 바로 아래에 생기는 삼각형 공간, 즉 브이존(V-zone)은 옷차림 중 타인의 시선을 많이 끌 수밖에 없다. 얼굴 가까이에 존재하기 때문이고 상의, 셔츠, 타이가 섞여 전체적인 복장을 정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시선을 끄는 곳이라 하더라도 결국 브이존도 전체 복장을 완성하는 목적을 위해 존재하기에 그곳을 온갖 다양한 개성이나 색채감을 표출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곤란해진다. 이를테면 얼굴이 하나의 그림이고 브이존이 그 그림을 넣는 액자라고 상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액자가 그림보다 강조되면 정작 중요한 그림은 보이지 않고 주변만 두드러지는 변죽을 울리게 된다. 슈트나 재킷을 입은 남성이 몹시 튀는 디테일의 셔츠를 입거나 핑크 오렌지 그린 등 파스텔 톤의 화려한 넥타이를 하는 게 바로 그런 경우다. 브이존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정작 착용자의 얼굴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물건만 보이게 된다.

남성복과 여성복의 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 여성은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고 어딘가에 포인트를 준다. 남성은 사회가 원하는 옷을 입고, 어디 한 군데가 튀지 않고 전체가 조화를 이루도록 입는다. 남성 스스로 그리고 남성에게 셔츠와 타이를 선물하는 여성이 브이존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하는 이유다.

남훈 제일모직 란스미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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