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60>今也에 不然하여 師行而糧食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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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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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晏子(안자)의 말을 계속 인용하였다. 晏子는 천자의 巡狩(순수)나 제후의 述職(술직)은 모두 政事(정사)의 일환이었고, 천자와 제후는 봄의 경작과 가을의 수확을 살펴서 백성들을 여러 가지로 도와주었으므로, 하나라 백성은 ‘우리 왕이 유람하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쉬고 우리 왕이 즐기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도움을 받겠는가’ 말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이어서 안자는 성대한 시대에는 왕의 유람과 즐김이 제후들의 법도가 되었건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을 했다.

今也는 안자의 당시를 말한다. 당시 주나라 천자는 권력이 미약했으므로 안자는 諸侯(제후)의 覇者(패자)를 비판하려고 한 듯하다. 師行은 군대를 이끌고 다닌다는 말이다. 師는 2500명의 병사이다. 糧食은 군대의 양식을 징발한다는 뜻이다. 飢者와 勞者는 왕이 유관하는 곳의 백성들이다. FF은 눈 흘기는 모습을 나타내고, 胥讒은 백성들이 서로 비방한다는 뜻이다.

民乃作慝은 백성이 서로 비방하다가 마침내 윗사람을 원망하기에 이른다는 말이다. 方命의 方은 거역할 逆(역), 命은 선왕의 명령이다. 飮食若流는 마시고 먹기를 마음대로 한다는 뜻이다. 流連은 놀며 즐기는 일에 탐닉하여 돌아갈 것을 잊는 일, 荒亡은 먹고 마시는 일에 탐닉하여 정무를 돌보지 않는 일이다. 爲諸侯憂는 앞서의 爲諸侯度와 짝을 이룬다.

안자의 비판은 오늘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위지도층의 一遊一豫(일유일예·한 번 유람하고 한 번 즐김)는 중간지도층의 법도가 되고 있는가, 근심거리가 되고 있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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