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난 카야토스트로 아침먹고 다닌다!

  • 입력 2007년 11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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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아침 식사를 못하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지하철역 부근에서 김밥이나 토스트,

회사 매점에서 파는 라면 등으로 배를 채우기도 한다.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에 샌드위치나 도넛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온 새로운 먹을거리가 직장인을 위한 아침 식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름이 다소 생소한 카야토스트와 번(Bun)이다. 카야토스트는 싱가포르에서 왔다. 싱가포르 전통 잼인 카야잼을 넣어 만든

토스트다. 번은 햄버거빵처럼 둥근 빵으로 말레이시아와 홍콩식이다. 두 먹을거리가 모두 달콤하고 커피와 잘 어울린다.

이들 국가에서 ‘국민 먹을거리’로 대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 온 빵 요리 직장인에게 인기

○ 카야토스트

카야토스트는 식빵을 그릴에 바삭하게 구운 뒤 달콤한 카야잼과 살짝 얼린 버터를 바른 토스트다. 싱가포르 전통 잼인 카야잼은 코코넛 밀크와 계란, 허브의 일종인 판단 잎을 주원료로 해서 만들어졌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나 싱가포르에서 아침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높다. 손에서 전해져 오는 바삭바삭한 촉감만을 보자면 빵이 아닌 질 좋은 쿠키로 느껴지기도 한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반숙 상태의 달걀에 후추와 싱가포르 간장을 섞어 만든 소스에 카야토스트를 찍어 먹는다. 카야는 말레이어로 ‘계란의 달콤한 맛’이란 뜻이다.

야채와 햄을 계란과 버무려 부쳐서 식빵 사이에 끼우는 한국식 토스트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양이 다소 적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먹어 보면 보기와 달리 포만감이 느껴진다. 카야토스트에 사용되는 식빵이 보통 빵집에서 파는 식빵에 비해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카야토스트는 연유가 들어가 달콤한 맛이 나는 싱가포르 스타일 커피와 궁합이 맞는다. 흔히 ‘다방커피’로 불리는 맥심커피에 설탕을 한 스푼 정도 더 넣은 것처럼 달콤하다. 커피의 구수한 맛과 조화를 이루고, 달콤한 카야토스트와도 잘 어울린다. 싱가포르 커피의 또 다른 특징은 커피 머신에서 대량으로 뽑아내는 게 아니고, 핸드드립 방식으로 한 잔씩 따로 뽑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야쿤카야토스트’와 ‘코피티암’에서 카야토스트를 맛 볼 수 있다.

싱가포르의 토스트 브랜드인 야쿤카야토스트는 2005년 한국에 처음 상륙했다. 현재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와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경기 일산구 웨스턴돔 등 3개 매장이 있다. 카야토스트는 2300원, 따뜻한 커피는 3000원, 아이스커피는 3500원.

코피 티암은 싱가포르에서 1년 6개월 산 경험이 있는 임현채 씨가 6월 서울 종로구 관철동 청계천변에 문을 연 카페다. 그는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카야토스트가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고, 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아 사업 아이템으로 정했다. 비록 브랜드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바로 옆의 커피 빈, 50여 m 떨어진 곳에 있는 스타벅스와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 카야토스트 2500원, 코피티암 커피 3000원.

○ 번

번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워 한국에 상륙한 외식 체인은 ‘로티보이’와 ‘파파로티’다. 로티보이는 말레이시아에서, 파파로티는 홍콩에서 왔다. 로티보이는 3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이후 8개월여 만에 24호점까지 오픈했다. 파파로티는 전국에 매장 13곳을 두고 있다.

번은 원래 영국 빵이다. 이들 매장의 출생지인 말레이시아와 홍콩이 영국의 통치를 받았기 때문에 두 나라에서는 번을 많이 먹는다. 두 브랜드의 고향은 다르지만 맛과 제조법은 비슷하다. 버터가 들어간 반죽을 발효시킨 뒤 그 위에 커피 크림을 토핑해서 오븐에서 구워 내는 번이 나온다. 빵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곰보빵과 모양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빵의 속살은 한결 부드럽다.

따끈따끈하고 신선한 빵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미리 굽지 않고 손님의 주문을 받은 즉시 구워 내는 게 두 브랜드의 공통점이다. 로티보이는 번이 1500∼1800원, 커피는 2000∼3000원. 파파로티는 번이 2000원, 커피가 2500원.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카야토스트 집에서 즐기기

식빵 구워 카야잼 바르면 끝… 싱가포르 커피와 찰떡궁합

카야잼을 백화점 등에서 살 수 있어 집에서도 카야토스트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카야잼은 290g에 1만 원가량이다.

우선 식빵 두 장을 오븐에서 바삭바삭한 느낌이 날 때까지 굽는다. 식빵은 얇을수록 좋다. 오븐이 없고 토스트기만 있으면 토스트기에 두 번 구워도 된다.

카야잼 한 스푼을 식빵 한쪽에 골고루 펴 바른다. 가염버터 1장을 0.5cm 두께로 4조각으로 자르거나 슬라이스 체다 치즈를 반으로 잘라 다른 빵 위에 올린다. 식빵 두 장을 포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 오리지널 카야 토스트가 된다.

오리지널 카야토스트에 조금만 응용하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식빵을 그릴에 구운 다음 가염버터를 얇게 잘라 빵 위에 얹고 그 위에 달지 않은 브라운 슈거를 뿌려 빵을 포개면 ‘버터 슈거 토스트’가 된다.

빵을 그릴에 살짝 구워낸 뒤 한쪽에는 겨자 소스, 한쪽엔 카야 잼을 바르고 그 위에 양상추, 토마토, 베이컨 등을 얹어 샌드위치처럼 먹을 수도 있다. 카야 토스트로는 양이 조금 부족하거나 야채를 곁들여 먹고 싶은 사람에게 좋다.

식빵에 계란 옷을 입힌 뒤 살짝 구워내 그 위에 카야잼을 발라 먹거나, 체다 치즈를 넣은 식빵을 계란 옷을 입혀 플레이트에 구운 뒤 카야잼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담백한 크래커 위에 카야잼을 발라 치즈나 계란을 곁들이면 카나페 스타일로도 즐길 수 있다.

이것저것 모두 귀찮다면 식빵을 구운 다음 카야잼을 발라 먹는 법도 있다.

코피티암에서 인기가 많은 두꺼운 카야토스트는 ‘오리지널’과 조리법이 조금 다르다.

우선 식빵은 두꺼울수록 좋다. 버터는 가염버터 대신 무염버터를 사용한다. 굽기 전에 버터를 조금 바른다. 식빵을 굽기 전에는 버터를 바르기가 쉽지 않으므로 조금만 바르고 노릇노릇해질 때 까지 구운 후 다시 버터를 한 번 더 바른다. 바삭바삭해지면 꺼내 카야잼을 바른다. 빵의 열기에 버터가 녹아 내려서 버터가 빵 속에 들어가는 오리지널 카야토스트 보다 훨씬 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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