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독도접안시설 준공 강향희 삼협개발 회장

  • 입력 1997년 11월 6일 19시 41분


『누군가는 해야할 민족의 역사(役事)였습니다. 적자 투성이 공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독도에 접안시설을 세워 우리나라의 「실효적 지배」를 굳건히 하는 데 기여한 삼협개발 강향희(姜向熙·53)회장은 6일 『도중에 포기했으면 국가망신이 될 뻔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독도는 한반도에서 직선거리로 2백24㎞ 떨어진 외딴 섬. 모래 자갈 등 자재와 장비 수송에만 꼬박 이틀이 걸린다. 3m의 파도를 일으키는 강풍이 수시로 불어 연간 작업일수도 60여일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대피시설이 없다는 점. 높은 파도가 칠 때면 직원들은 물 위에 들어올린 자기승강작업선(SEP) 하나에 목숨을 의지해야 했다. 지난 4월엔 독도로 향하던 작업선이 침몰, 직원 3명과 설비를 몽땅 잃는 아픔을 겪었다. 『독도로 갈 바엔 사표를 쓰겠다』는 직원이 속출했다. 『지난해 말엔 일본 순시선들이 작업선 앞을 속도를 높여 가로지르는 등 훼방도 놓았습니다. 그럴수록 오기가 생기더군요』 「한국기술로는 준공시키기 어렵다」는 일본언론의 평가도 항만공사에 이골이난그의뚝심을 자극했다. 강회장은 그러나 이날 독도가 아닌 울릉도에서 열린 준공식에 참석하려고 집을 나서면서도 『솔직히 그곳에서 열리는 준공식엔 참석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라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공사를 성공리에 마쳤지만 일본과의 외교마찰이 불거질 것을 우려, 행사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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