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뮤지컬 ‘밴디트’ 연극 ‘나생문’

  • 입력 2006년 6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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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영화를 창작 뮤지컬과 연극으로 옷을 갈아입힌 작품 2편이 나란히 막을 올렸다. 동명의 독일 뮤지컬 영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밴디트’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원작 일본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나생문’의 연극판이다.

▽ 밴디트=요즘 뮤지컬계의 큰 흐름은 스타 캐스팅. 홍보효과와 최소한의 팬 관객 확보를 위해 더블 (혹은 트리플) 캐스팅인 주인공 중 한 명은 노래 실력이 좀 떨어져도 TV 등에서 얼굴이 알려진 대중 스타를 끼워 넣는다. 하지만 록 뮤지컬인 ‘밴디트’는 노래 실력이 검증된 뮤지컬 배우들로만 캐스팅이 완료됐다. 지난해 뮤지컬 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강효성을 비롯해 박준면(‘와이키키 브라더스’) 이영미(‘헤드윅’) 등 이름만으로도 노래에 신뢰가 가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젊음과 자유를 상징하는 4명의 여성 탈옥수 이야기를 그렸다. 제목 ‘밴디트’는 4명의 탈옥수가 결성한 록 밴드 이름이기도 하다. 내용은 원작 영화를 그대로 따왔고 음악은 ‘퍼펫’ ‘캐치미’ 등 영화를 통해 귀에 익은 4곡을 비롯해 창작곡까지 총 12곡이 등장한다. 연출 성청모.

시원한 가창력의 배우들이 부르는 라이브 록 음악을 듣고 싶은 관객이라면 좋아할 만하다. 7월 17일까지. 화∼금 8시, 토 일 공휴일 4시 7시 반.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3만3000∼5만5000원. 02-545-7302

▽ 나생문=진정한 연극팬은 월드컵 때 빛난다. 월드컵 한국의 첫 경기였던 토고전이 열렸던 13일 저녁, 연극 ‘나생문’의 객석은 절반쯤 찼다. 평소에는 무료 초대권을 들고 온 관객으로 객석이 더 붐볐지만, 이날은 객석이 절반만 찼어도 90% 이상이 모두 유료 관객이었다. ‘뜨내기 관객’보다는 연극의 맛을 알고 즐기는 관객이 보면 더 좋을 작품.

한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각기 다른 증언을 하는 증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실의 상대성과 인간의 이기심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대학로에서도 꾸준히 공연돼 온 연극이지만 이번 예술의 전당 무대는 그 어느 때보다 ‘호화 캐스팅’으로 눈길을 끈다. 김영남, 최용민, 최광일, 서현철 등 최근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나무 숲으로 꾸며진 무대와 타악기의 효과를 극대화한 음악도 호평 받을 만하다. 연출 구태환. 12세 이상. 7월 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 7시, 일 4시.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2만∼3만 원. 02-741-3934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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