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MCM의 특별한 런던 연착륙 작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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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MCM 직원들이 영국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서 ‘MCM 브랜드 익스피리언스’를 홍보하는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MCM 제공
10일 MCM 직원들이 영국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서 ‘MCM 브랜드 익스피리언스’를 홍보하는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MCM 제공
10일(현지 시간) 오후 6시 영국 런던 웰링턴 아치 앞. ‘영국판 개선문’인 웰링턴 아치 앞에 버스 한 대가 들어서자 지나가던 사람들의 눈길이 쏠렸다. 영국의 명물인 빨간색 2층 버스 ‘루트마스터’가 MCM의 대표 문양인 황갈색 ‘비세토스’로 뒤덮여 있었다. MCM의 네모난 여행 트렁크인 ‘코냑 비세토스 트렁크’ 초대형 버전을 보는 듯했다.

MCM은 7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런던에서 ‘MCM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연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비세토스 무늬로 래핑한 1960년대식 루트마스터를 하루 3∼8차례 운행한다.

MCM은 1976년 독일에서 시작해 2005년 국내 성주그룹에 매각된 매스티지(대중명품) 브랜드다. 버스 1층에는 ‘퍼스트레이디 크로코 보스턴’, ‘MCM 테크 백팩’, ‘보스턴 M 보스턴 미니’ 등 가을겨울 신상품 21종을 전시해 놓았고 2층에는 좌석과 함께 샴페인을 마련했다.

아이패드로 가을겨울 신상품을 찾아볼 수도 있었다. 근처를 지나던 한 직장인 남성은 “신기하고 재밌다”며 버스 안을 빠끔히 들여다봤다. 신혜은 MCM 글로벌마케팅 팀장은 “일반인 참여자를 모집하는 홈페이지의 하루 방문객수가 2500명에 이른다”며 “행사를 16일까지 열 계획이었지만 반응이 좋아 다음 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저녁 MCM은 웰링턴 아치 안에서 VIP 및 외신기자 초청 행사를 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치 안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33m²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영국의 2012년은 다이아몬드 주빌리(여왕 즉위 60주년)이자 올림픽의 해인 데다 다음 달 MCM이 영국 명품 백화점인 해러즈 백화점 재입성을 앞두고 있어 이 행사가 더욱 특별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유명 뮤지컬 ‘위키드’에서 주인공인 ‘초록 마녀’로 활동했던 케리 엘리스, 영국 인디 래퍼 ‘인디비주얼리즘’ 등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신화통신 런던 특파원인 왕야훙(王亞宏) 기자는 “최근 2년 전부터 중국 현지에서 MCM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디아지오도 루트마스터를 래핑한 뒤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는 행사를 연 적이 있다”고 전했다. 김예정 MCM 브랜드총괄기획본부장은 “웰링턴 아치 안에서 공식 행사를 열었던 패션 브랜드는 이제껏 영국 브랜드인 ‘스텔라 매카트니’밖에 없었다”며 “독일 태생 브랜드인 MCM에 웰링턴 아치를 내어준 것은 MCM의 품질과 김 회장의 능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기자는 런던의 명품 거리인 ‘슬론 스트리트’에 2008년 문을 연 MCM 부티크도 방문했다. 영국의 현대미술작가 리처드 우즈와 협업해 선보인 인테리어 ‘릴리 프로젝트’가 눈에 띄었다. 매장의 벽면을 백합 꽃잎처럼 하얀색 바탕으로 하고 위에 녹색 줄기 모양을 그려 넣어 청량감을 살렸다. 이 모양을 적용한 가방도 있었다. 캐런 코르텀 매장 매니저는 “유럽인들은 전통이 묻어나는 ‘코냑 비세토스’ 라인, 중국인들은 색상이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피아’ 라인이나 금장식이 박힌 디자인, 중동인들은 광택 소재로 만들어져 화려하면서도 로고가 돋보이는 ‘이바나’ 라인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런던=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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