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ABC]<12>성기능 장애

  • 입력 2002년 9월 15일 17시 45분


‘삶의 질(QOL·Quality of Life)을 높여라!’

최근 비뇨기과 영역에서 QOL 개념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나이가 들더라도 성생활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중요한 치료 요소로 자리잡았고, 발기부전 치료제 등 ‘해피 메이커(Happy maker)’ 약품이 뉴스의 단골 메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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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라면 70∼80세까지도 성생활이 가능하지만 많은 사람이 “꿈 같은 소리”라고 말한다. 의료계에서는 국내 역학조사 등을 근거로 40대 남성의 40%, 50대 남성의 50% 정도가 발기부전 환자이며 전국적으로 250만∼300만명의 환자가 있다고 추정한다.

어떻게 하면 성기능 장애를 극복해 성생활을 계속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남자▼

발기부전의 원인은 다양하다. 한때 발기부전은 심리적 불안감이나 스트레스, 정신병 등 정신적인 문제로 생긴다며 치료를 받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 △운동 부족 △남성호르몬 부족 △음주와 흡연 △직장암 전립샘암 등 수술 △척추나 골반 부위의 손상 등 신체적인 문제와 관련이 깊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전문의들은 발기부전을 심혈관계 질환으로 여긴다. 심장이 ‘빅 하트(Big Heart)’라면 성기는 ‘스몰 하트(Small Heart)’라고 말할 정도.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은 성기의 혈관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피의 흐름을 막아 발기부전을 일으킨다.

치료 방법은 △비아그라 유프리마 등 치료제를 먹는 방법 △발기를 일으키는 약물을 성기에 주사하거나 요도에 투여하는 방법 △성기에 실리콘 등 인공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이 있다.

이 중 먹는 약은 사용하기에 간편하고 부작용도 적어 가장 많이 쓰이는 치료법. 그러나 비아그라는 심각한 오남용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고 심허혈증 등 심장 질환자가 먹으면 병이 악화되거나 숨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여성▼

여성의 성기능 장애가 주목을 받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 남성의 발기부전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배우자의 성기능 장애도 연구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성의 성기능 장애는 단순히 정신적인 요인이나 여성호르몬 결핍에 따른 갱년기 증상의 하나로 평가절하됐고 사회적 편견 때문에 주목도 받지 못했다.

여성의 성기능 장애에는 성욕 감퇴, 성흥분 및 극치감 장애, 성교통증 등이 있다. 이중 성흥분 장애는 남성의 발기부전과 가장 비슷한 것으로 성기 바깥쪽과 음핵 내부의 피흐름이 줄어들면서 감각이 무뎌지고 질 내의 윤활작용이 원활하지 못해서 생긴다.

여성의 성기능 장애는 여성호르몬과 큰 관련이 있다. 폐경 전후에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질이 작아지고 건조해지기 때문.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불안감 등 정신적인 문제와 당뇨병과 고혈압 등 신체적인 문제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폐경 전 여성은 성욕을 증가시키는 남성호르몬 제제, 폐경 후 여성은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단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은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는 등 부작용도 있으므로 정기적인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예방▼

‘용불용설(用不用說).’ 성행위를 안하면 성욕이 떨어지고 발기 메커니즘이 녹슬어 성기능 장애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규칙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성기에는 정맥피가 흐르다가 일단 발기가 되면 산소와 영양소가 풍부한 동맥피가 흘러 성기 주변의 세포에 공급된다. 성교를 하지 않으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을 기회가 줄어드는 셈. 이 같은 현상은 여성의 음핵에서도 나타난다.

50세 이후 발기부전 환자의 90%는 성인병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의사가 권하는 운동 및 식이 요법 등을 통해 질환을 관리해야 성기능 장애에 대처할 수 있다.

정기적인 운동은 성기능 장애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심신의 활력을 유지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적당량의 술은 긴장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지나치면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담배는 무조건 피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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