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양의 대인관계성공학]참는자에게 복이 있나니…

  • 입력 2002년 6월 13일 20시 14분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30대 초반의 이모씨. 그는 요즘 들어 줄곧 심사가 편치 않다. 거래처의 김 과장 때문이다. 그가 자주 협박성 발언을 하며 거만하게 구는 꼴을 볼 때마다 속이 거북해지는 것이다. 마음 같아선 그냥 한판 크게 붙고 싶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회사가 그 거래처의 하청업체인 탓이다.

그걸 빌미로 삼아선지, 아니면 원래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지, 이 김 과장이란 위인, 분명 제대로 처리된 일에 대해서도 미심쩍은 어투로 공격적인 말을 해대고 자존심을 건드리는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 데는 화가 치미는 걸 참기 어렵다. 물론 그가 이 편에 대해 약간이지만 힘을 갖고 있다는 건 인정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 회사 임원들 중에도 그렇게 거만하게 구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고작 과장 직함을 가진 사람이 무슨 큰 권력이나 가진 것처럼 잘난 체하는 꼴이라니 어떤 땐 아주 지겹기까지 합니다.” 그의 하소연이다.

“회사에선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으니까 무조건 참으라고 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는 거 아닙니까? 요즘 같아선 정말이지 한판 붙고 프로젝트고 뭐고 그대로 엎고 싶다니까요.”

더러 그런 사람들이 있다. 조금이라도 상대방보다 힘이 있다 싶으면 그걸 휘두르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 말이다. 성격적으로 문제가 많고 병적인 열등감의 소유자들이 그걸 감추기 위해 작은 힘을 갖고도 쓸데없이 거만을 떨어서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것이다.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하고 쉽게 공격적이 되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도 그들이 보이는 특징이다.

따라서 맞대응을 하며 한판 붙거나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보다는 이 편에선 시종일관 의연하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더 현명한 태도다. 상대방이 거친 태도로 나올수록 일단은 그의 말을 다 들어주고 난 다음 한번 더 그가 얘기를 끝냈음을 확인하고 나서 이 편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물론 그때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끝까지 조용하고 차분한 태도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심술궂고 잘난 체하는 사람일수록 자기와 정반대 성향의 사람을 만나면 쉽게 당황하는 법이다. 그런 일이 자주 생기다 보면 상대방도 어느 순간 자기 모양이 우습다는 걸 깨닫는 날이 오지 않을까. 물론 그가 운이 좋다면 말이지만. www.mind-open.co.kr

양창순·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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