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갈등을 치유하는 '협상의 기술'

  • 입력 2001년 12월 7일 18시 28분


협상의 기술/워렌 슈미트 외 지음/285쪽 1만2000원 21세기북스

IMF 사태를 계기로 우리 나라 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제경쟁력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부실 금융기관 및 부실 기업 매각 협상을 비롯해서 각종 외교, 경제, 농산물 협상에서 나타났듯이 우리나라 기업 혹은 정부의 협상 능력이 항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갈등과 분쟁을 조정하는 협상 기술에 관한 글을 모아 놓은 이 책은 한번 읽어볼 만 하다.

협상을 연구하는 학자는 물론 기업 경영자, 컨설턴트, 협상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하거나 체험한 글을 모아 놓은 책이기 때문에 약간 산만할 수도 있지만 협상의 상황들이 워낙 다양하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오히려 책의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갈등을 창조적으로 관리하는 기본 원칙을 서술한 1장을 시작으로 팀내 갈등, 집단 갈등, 까다로운 고객과의 협상, 기업의 협상력, 컨설턴트와의 갈등, 중재와 조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협상 주제들을 망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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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협상력 강화의 출발점을 조직내에서 갈등이나 의견 불일치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갈등은 본래부터 나쁜 것이 아니고, 효과적인 관리를 통해 조직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 전환에서 찾고 있다. 오히려 조직내 갈등을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해결하지 않은 채로 방치하는 것이 개인이나 조직의 발전을 더욱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들은 협상력이라는 것은 본래 개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경영자가 관리할 수 없다는 입장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꼬집고 있다. 흔히 경영자들은 상황론적 입장을 취해 각각의 협상을 서로 다른 별개의 사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즉, 상황에 따라 협상 목표와 전략, 성공 지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당시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협상에 강한 기업들을 연구해보면 이러한 상황론적 대응보다는 관련 제도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협상 인력을 육성하고 협상의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고객, 공급자, 파트너 등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협상을 할 때마다 취한 접근방식, 달성 결과, 교훈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협상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또한 협상의 평가에 있어서도 협상의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까지 평가하고 협상자에 대한 보상 시스템도 마련하고 있다. 불량이나 애프터서비스 문제로 소비자 분쟁에 골머리를 앓는 경영자는 4장을, 여러 컨설팅 회사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원성을 듣고 있는 경영자는 6장을, 장기적으로 투자를 통해 기업의 협상력을 정말 증대시키고 싶은 경영자들은 5장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상욱 옮김, 원제 ‘Negotiation & Conflict Resolution’(2000).

이동현(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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