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이동현/브랜드 관리에 기업운명 좌우된다

  • 입력 2001년 10월 5일 18시 55분


▼'브랜드 자산 경영' 스코트 M. 데이비스 지음/383쪽 2만3000원/거름▼

최근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 자산인 브랜드에 대한 경영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코카콜라, 질레트, 나이키, 페덱스, 디즈니, 인텔, 스타벅스 등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강력한 브랜드는 고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가격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주주와 투자자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브랜드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저자는 브랜드를 단순한 DM 발송이나 브로셔 같은 마케팅 도구의 하나로 인식해서는 안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해야 할 자산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책은 마케팅 부서를 중심으로 단기 관리에 치중하는 전통적인 브랜드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최고 브랜드 관리자(CBO·Chief Branding Officer)를 중심으로 장기 계획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브랜드 자산 경영 방식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브랜드 자산 관리의 11단계를 총 4부로 나누어서 풍부한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11단계의 내용 중 특히 우리의 주목을 끄는 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브랜드 자산 관리의 첫번째 단계인 브랜드 비전 개발이다. 브랜드 비전이란 브랜드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없는 일들을 가려내는 1차 기준으로, 전략적이고 계량화된 브랜드 목표를 명확히 표현한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브랜드가 하나의 마케팅 도구나 전술이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기업 사명이나 비전과 함께 반드시 브랜드 비전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번째는 브랜드를 통해 밖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고객들이 기대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의미하는 브랜드 픽처를 결정해야 한다. 브랜드 픽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이해, 브랜드가 고객에게 한 약속에 대한 이해, 브랜드에 기반한 고객 모델 도출 등이 필요하다.

또한 브랜드 픽처의 결정은 기업의 목표 시장과 관련 활동,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의미하는 브랜드 포지셔닝으로 연결된다. 특히 브랜드 포지셔닝은 외부적으로 기업의 목표시장과 고객을 명확히 하고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기업의 목표와 방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끝으로 브랜드 기반 조직과 기업 문화의 구축이다. 전통적인 마케팅 조직은 브랜드의 관리 책임이 조직 하부 단위로 전가되고 브랜드에 대한 확실한 책임자가 불분명하다는 약점이 있다. CEO나 CBO를 중심으로 브랜드 자산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라는 것이 저자의 제언이다. 강력한 브랜드의 필요성이나 가치를 조금이라도 느끼는 경영자가 있다면 당장 이 책부터 권하고 싶다.

이동현(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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