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민중가수 손현숙 서정적 음반 내

  • 입력 2004년 4월 1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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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생각이 바뀐 게 아니라 거대한 사회적 이슈에 가려진 개인에 눈을 돌렸습니다. 무엇보다 세상이 그렇게 바뀐 것 같구요.”

민중 가수 손현숙(사진)이 6년만에 새 음반(2집)을 냈다. 민중 록그룹 ‘천지인’의 보컬 출신인 그는 이 음반에서 사사로운 여성 이야기를 단아한 포크 선율에 담아냈다.

타이틀곡 ‘눈물의 결혼식’은 결혼식장의 신부가 ‘어머니는 환히 웃었지만 나는 자꾸 울음이 터질 것 같다’고 말하는 가사로 여성만이 감지할 수 있는 섬세함을 노래했다. 기타나 드럼 등 반주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손현숙 보컬의 매력이 전면으로 나온다.

수록곡은 인간애 짙은 정경을 묘사하거나 작은 일상을 세밀히 들춰본다. ‘소래포구’는 아낙네의 새우젓 파는 소리와 멸치잡이 배 등 부둣가의 정경을 그리고 있다. ‘효도하는 날’은 늦잠 출퇴근 노래방 영화 어머니의 야윈 어깨 등을 연결해 하루를 담담히 그리고 있다.

기존 운동권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그의 노래는 반전 메시지를 가진 ‘멈추지 않는 눈물’ 등 두 곡뿐이다.

손현숙은 “운동권 가수라고 하면 음악보다 구호를 앞세운다는 소리를 듣지만, 가수에게 음악은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예술인은 사회를 보는 자신의 눈을 가져야 하지만 그것이 예술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손현숙은 23일, 24일 서울 대학로 컬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그는 올해엔 계절마다 한 차례씩 정기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봄 공연은 23일 오후 7시반, 24일 오후 4시, 7시 서울 대학로 컬트홀. 02-2231-7279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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