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다]경기북부 연천의 온천욕 새명소

  • 입력 2000년 6월 16일 19시 44분


▼경기북부 연천땅, 궁예가 미륵세상 펼치던 곳▼

연일 30도를 웃도는 여름날씨에 등줄기에는 땀이 흐르고, 소나기 한번 억세게 쏟아질 듯 낮게 내려앉은 하늘.

기차를 타고 싶다. 그리고 훌훌 벗고 몸과 마음을 씻고 싶다.

자, 궁예가 미륵세상을 설파하던 '태봉국'으로 가보자.

의정부역에서 출발하는 경원선을 타고 50여분 걸리는 기차여행을 즐기면 10세기전 태봉국, 연천역이 나온다. 태봉국은 신라말 궁예가 철원을 도읍으로 정하고 그 일대에 세운 국가.

▼섭씨 35도의 유황천…온천욕 "떠오르는 명소"▼

예로부터 지명이 여러번 바뀌어 불렸지만, 연천에는 변치 않는게 하나 있다. 바로 '물'이다.

화산폭발시 용암이 흐르던 이곳 연천일대는 '소문난 물'이 많기로 유명하다. 태종 이방원이 마시고 이름지어진 '어수물(御水井)',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는 '개옻약수'등 '연천물'에 대한 전설이 허다하다.

이 물 좋은 곳에서 취재팀의 발길을 끄는 곳을 찾았다.

지하 685m에서 뿜어내는 순수 자연수로 섭씨 35도의 유황천이 있는 '㈜연천 코리아 유황천'

각종 시설을 천연게르마늄 명반석으로 시공한 연천 코리아유황천은 기화성 유황온천수로 유황성분 8.9ppm, 게르마늄 성분 0.017ppm등 인체에 유익한 광물질이 다량 포함되어있다.

특히 이곳의 사우나는 산소를 발생하는 게르마늄 명반석 때문에 사우나 특유의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작년 대홍수로 망가진 시설을 복구, 개장한지 두달이 채 안된 이 온천랜드는 아직은 이용객들이 많지 않아 호젓한 온천욕을 즐기기에 맞춤이다.

주말에 약 1천여명이 찾는다는 이 곳은 주로 여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연천코리아의 자랑인 '머드온천탕'과 일명 옥녀탕으로 알려진 '좌욕실'때문.

연천코리아 최종수주임은 "팩을 하지 않아도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머드가 섞인 뿌연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게르마늄 좌욕기를 사용하면 여성분들의 말못할 고민까지 씻겨진다"고 자랑한다.

약 2백여명을 수용하는 두개의 남녀공용 노천수영장까지 갖춘 이곳은 일반 5천원, 월 7만원이면 회원이 된다.

▼슬픈 전설의 재인폭포 "이런 곳에 장대한 폭포가?"▼

몸을 씻었으니 이제 마음을 씻자.

연천역에서 승용차로 10여분 달리면 전설이 흐르는 한탄강의 '재인폭포'가 있다.

옛날에 줄타는 재인(才人)이라는 광대의 절세미인 부인을 탐한 원님이 폭포에 줄을 매달아 재인에게 건너가게하고 그 줄을 끊어 죽였다던가. 끝내 원님의 수청을 들어야한 그 부인은 원님의 코를 물어뜯고 자살을 했다는 아름다고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곳 동리이름도 재미있다. 코를 문 이(재인의 아내)가 살았다해서 코문리였는데 후일 어음의 변화로 고문리가 됐다고 한다.

이 폭포는18.5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의 포효하는 듯한 장쾌한 소리와 수심 20m의 짙푸른 소가 가히 장관이다. 이 폭포의 특징은 조각조각 떨어져 내릴 것같은 편마암 단애 절경. 흡사 기왓장을 하나하나 절벽에 붙여놓은 듯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드문 암벽형태라 한다. 군사지역에 속해 있어 7,8월에만 개방하며 그외에는 주말에만 들어갈 수 있다. 폭포에서 한탄강으로 이어지는 계곡에서는 낚시와 캠핑을 할 수 있다.

▼주변 볼만한 곳▼

한탄강(漢灘江)은 계곡과 절벽이 굽이쳐 흘러 여울지는 큰강이라는 뜻의 '한여울'에서 비롯됐다고 한다.그러나 한국전쟁 당시 피로 물든 격전지였던 탓에 한이 서린 강이라는 뜻으로 한탄강(恨嘆江)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은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있다. 강의 하류 1.5km구간이 바로 한탄강유원지. 여름철 모래와 자갈이 넓게 깔려 있어 가족단위 캠핑에 제격이다. 강을 끼고 이어지는 유원지내 도로는 연인과 함께 조용한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상류에서는 래프팅이 가능하여 레포츠맨들의 가슴을 들뜨게 한다. 또한 코리아유황천부근의 동막골유원지에는 온천源泉이 있으며 승마도 가능하다.

월정역부근에는 땅굴이 있으며 고대산등산로는 트래킹코스로 좋다. 조금 더 나아가 철원을 들르면 한국전쟁때 이용한 노동당사가 있으며 구석기선사유적지도 볼거리다.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 상봉터미널에서 연천행, 의정부역에서 연천역

자가용 : 3번국도 이용 서울∼의정부(30분), 의정부∼연천(60분)

*㈜연천코리아유황천은 연천역에서 셔틀버스 운행

*재인폭포는 연천역에서 고문리행 시내버스 이용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