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아이 기질에 맞는 육아법

입력 2001년 2월 21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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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알아야 제대로 키운다.’

아이 키우기엔 정답이 없다. 어떤 아이는 조금만 배가 고파도 참지 못하고 악을 쓰지만 어떤 아이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부모를 놀라게 한다. 아이는 저마다 기질이 다르며 따라서 육아 및 학습법도 다르기 마련.

아이마다 기질이나 행동이 원체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게 큰 문제가 있는데도 지나치는 부모도 있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교수의 도움말로 기질별 육아법과 문제 대처법을 알아본다.

▽기질이란〓아이의 성격은 꾸준히 형성된다. 따라서 어른들에게 나타나는 성격 유형, 성격 장애 등의 개념을 아이에겐 적용할 수 없다. 그러나 성격의 바탕이 되는 기질은 태어나자 마자 나타난다. 어떤 아기는 조금만 배가 고파도 자지러질 듯 울지만 어떤 아기는 순하게 울면서 엄마를 찾는다. 기질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지만 태아나 신생아 때 환경도 기질 형성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 가지 기질〓아이의 40% 정도는 ‘순한 아이’. 매사에 긍정적이며 어떠한 환경에도 대체로 잘 적응해 부모를 편하게 한다. 10% 정도는 매사에 까탈스럽고 원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화를 낸다. 이런 ‘까다로운 애’는 품행 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며 이들 중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ADHD)인 아이도 적지 않다. 15%는 ‘더딘 아이’인데 행동이 느리고 조용한 것이 특징.

▽기질별 양육법〓순한 아이는 그대로 ‘물 흐르듯’ 아이와 대화하며 키우면 된다.

까탈스러운 아이에겐 무조건 벌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바른 행동을 하면 칭찬해 주고 행동의 허용선을 명확히 그어야 한다. 한 가지 잘못에 대해 3번 이상 따끔히 혼냈는데도 똑같이 행동하면 부모로서 교육에 한계가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더딘 아이는 부모가 조급증을 내서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늦더라도 한번 적응하면 무리없이 그 일을 수행하므로 부모의 참을성이 필요하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처음 갈 때 더딘 것을 부모가 참지 못하고 윽박지르면 더 위축된다. 친구 사귀기를 도와주는 등 자신감을 갖도록 북돋워주는 것이 좋다.

또 형제 간에도 기질이 다르므로 형이나 언니, 누나에게 하던 양육법을 동생에게 그대로 적응해선 안된다.

▽기질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어떤 아이는 행동이나 신체 발달 등에서 심한 문제를 노출하곤 한다. 부모는 모르고 지나칠 수 있으므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교사, 학습지 교사, 이웃에게 아이의 상태를 묻고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 중엔 △지능지수가 70 이하인 ‘학습지진’ △기초학습이 부실하거나 가정문제 환경요인 등으로 수업을 못따라가는 ‘학습부진’ △지능이 정상이고 가정환경도 나무랄데가 없지만 뇌 인지기능의 이상으로 읽기 쓰기 듣기 셈하기 등 특정분야를 잘 못하는 ‘학습장애’인 경우가 있다.

또 ADHD인 경우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문제를 일으키고 공부도 못하게 된다. ADHD는 뇌 이상이 원인이며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엄연한 병이다. 제대로 치료받으면 증세를 개선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아이의 지능이 의심되면 종합병원 소아정신과나 각종 심리연구소, 아동발달상담센터 등에서 지능검사를 받는다. 또 기질에 문제가 있을 성 싶으면 심리연구소 등에서 심리 테스트를 받는 것이 좋다. ADHD가 의심되면 소아정신과 전문의에게 진료받는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아이의 기질별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