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나의 공간]황토집 건축가 홍명도씨

  • 입력 1997년 5월 17일 08시 13분


차가 간신히 들어가는 꼬불꼬불한 비포장 도로를 따라 야산을 한참동안 올라간다. 갑자기 펼쳐진 작은 공터안에서 정감어린 황토집을 발견한다. 황토집 건축업체인 「황토집을 짓는 사람들」의 대표 홍명도씨(41)의 집이다. 지난해 봄 친구가 빌려준 경기 양주군 장흥면 부곡리 산골의 한 창고를 작업장 겸 가정집으로 개조해 이사했다. 『원래 창고로 쓰이던 곳이라 단열도 미장도 돼있지 않았죠. 5년간 황토집을 지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35평의 공간을 흙집의 장점을 살려 고쳐봤습니다』 홍씨는 널찍한 공간을 이용해 마루를 원룸주택처럼 틔우고 한쪽에 침실과 욕실을 들였다. 현관에 들어서니 맞은편 벽구석에서 불룩하게 배가 나온 황토 벽난로가 손님을 맞았다. 벽난로 등 집안에 사용한 황토에는 흰색 석회를 섞어 원래의 색상보다 한결 밝게 만들었다. 홍씨는 『순수한 황토는 습기에 약해 석회를 섞지 않으면 2∼3년에 한번씩 보수를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벽과 천장에는 서울 인사동에서 구입한 결고운 한지를 발라 은은한 분위기를 냈다. 옹이를 살려가며 깎은 소나무 기둥과 들보도 자연미를 더해 준다.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실내 분위기는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씀씀이가 여유로워지죠』 거친 광목으로 만든 누르스름한 커튼도 실내의 황토빛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홍씨의 부인 이상철씨는 『서울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산 마닐라 로프로 커튼줄을 만들고 커튼은 집에서 직접 재봉틀로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시골 폐가에서 구해온 격자창을 여러개 묶어 현관 안쪽에 병풍처럼 세워서 운치를 더했다. 황토집에는 고풍스런 옛날 가구가 제격. 하지만 홍씨 부부는 값비싼 고가구를 사들이는 대신 소나무 원목을 다듬어 만든 선반과 나지막한 테이블에 도자기와 다구 약탕기 등을 얹어 정감있게 장식했다. 대부분 시골집에서 가져오거나 친지들로부터 공짜로 얻은 싸리바구니 멍석 등이 시골의 느긋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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