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정치에 무관심한게 ‘쿨’ 하다는 젊은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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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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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참여와 관련한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 20대가 정치참여에 너무 소홀하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가장 먼저 달린 리플은 ‘저 같은 경우는 선거 참여했답시고 의기양양하게 구는 사람이 되레 재수 없더라고요. 쿨하지 못하게…’였다.

대학을 다니는 우리에게 정치라는 단어는 비슷비슷한 공약과 경력을 가진 인물들이 여러 정당으로 나누어 싸우는 ‘분열의 장’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갈등이 불가피한 무한경쟁 사회에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색을 띠는 일은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사람들은 너무 쉽게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이 말에는 “나는 쓸데없는 갈등의 장에 뛰어들지 않을 만큼 현명하며 촌스러운 이념 갈등을 초월할 만큼 쿨(cool)한 사람이야”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결국 그 말에서는 정치 참여자에 대한 냉소, 모종의 우월감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말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무관심을 의미한다. 결국 내 삶을 남의 결정에 맡기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이 세상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 혼자 쿨하게 살겠다는 비뚤어진 자유의 표현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이 속한 사회구조가 어떻게 썩어 들어가든 그저 뒷짐을 진 채 바라보고, 같은 공동체에 속한 구성원에게 짐을 떠넘기는 비도덕적인 행위로 인식될 수 있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정치적 냉소가 민주주의를 좀먹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요즘 사람’에 속하는 나는 요즘 사람답게 애써 쿨하려 노력하며 적당히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그러나 나는 기본권이라 불리는 가치를 가슴으로 느낄 만큼 정상적이며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통해서만 권리를 지킬 수 있음을 알 만큼 상식적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와 내가 속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을 위해 기꺼이 ‘덜 쿨’해지려고 한다. 내 블로그에 달린 첫 번째 악플의 ‘삭제’ 버튼을 눌러야겠다.

박상영 성균관대 프랑스어문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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