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자연을 닮은 피아노 소리 꿈꿔요”

  • 입력 2009년 9월 17일 0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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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문화제 출신 ‘꿈나무’ 獨에센음대 손다빈 씨

경북 포항 출신의 음악도가 독일에서 피아니스트 유망주로 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센음대에서 피아노를 공부하고 있는 손다빈 씨(19·사진). 손 씨는 15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었지만 이젠 기초가 튼튼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건반을 두드린다”며 “자연을 닮은 피아노 소리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포항장량초교와 서울 예원학교를 마치고 서울예술고 1학년 때 혼자 독일로 갔다. 에센음대에 1등으로 입학한 그는 9학기 과정 중 전반기 학기 평가에서 독주와 앙상블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는 “2011년 졸업할 무렵에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다. ‘피아노의 여제’로 불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후원한 권위 있는 대회였다. 이어 이달 초에는 지도교수의 주선으로 이탈리아 체르보에서 각국의 음악가와 시민 등 200여 명이 모인 홀에서 1시간 동안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그가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게 된 데는 경북 지역 학생들의 대표적인 문예잔치인 ‘화랑문화제’가 계기가 됐다. 초등학교 입학 전 집 근처 음악학원에서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초등 4학년 때까지 별다른 소질을 보이지 못했다. 5학년 때인 2001년 화랑문화제에 참가하는 학교 대표로 뽑혀 이 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아버지인 경북교육청 손동호 장학사는 “처음엔 딸이 음악 분야에 소질이 있는 줄 몰랐다”며 “경북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에서도 학생들이 다양한 소질을 발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열릴 예정이던 제37회 화랑문화제는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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