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TNT 타임]최강 한국 女골프 송년 이벤트, 그 무대에 정성 쏟는 박인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3시 15분


코멘트

-국내파 해외파 최고 맞대결 29일 경주 디아너스CC 개막
-최고 조합 고진영 이정은 VS 최혜진 조아연
-역대 전적에선 팀LPGA 3승 1패로 앞서
-캐디들도 비즈니스 항공권 제공 등 대접

국내파와 해외파 최고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이 29일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개막해 사흘 동안 열린다. 이 대회에 함께 출전하는  고진영, 박인비, 최혜진(왼쪽부터). KLPGA 제공
국내파와 해외파 최고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이 29일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개막해 사흘 동안 열린다. 이 대회에 함께 출전하는 고진영, 박인비, 최혜진(왼쪽부터). KLPGA 제공
‘골프여제’박인비(31)는 해마다 이맘때쯤 시즌이 끝나면 오히려 더 바빠진다. 2015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 대회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대표하는 13명씩의 선수가 단체전으로 맞붙는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이 그 무대다.

5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는 29일부터 사흘 동안 경북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열린다.

2019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공식 대회 포스터
2019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공식 대회 포스터

이 대회는 세계 최강으로 자리 잡은 한국 여자골프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다. 미국과 유럽의 대항전인 솔하임컵 등 국가나 대륙이 맞서는 대회는 있지만 같은 나라 선수들이 투어를 앞세우는 단체전은 흔치 않다. 월드 클래스로 평가 받는 한국 여자 골프의 두터운 저변이 있기에 가능하다. 박인비는 “여자 골프가 세계적인 실력을 지닌 한국에서만 가능한 이벤트다. 선수와 팬, 스폰서가 하나가 돼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즌을 마감하면서 국내 투어와 미국에서 활약하던 한국 선수들이 자존심 대결을 펼치면서 주위의 관심도 뜨겁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교포 선수들까지 가세해 대회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개최 협약식에 참석한 박인비. 동아일보DB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개최 협약식에 참석한 박인비. 동아일보DB
박인비는 시즌 도중에도 성공 개최를 위해 스폰서 행사 참가와 대회 준비에 정성을 쏟았다. 선수들에게 직접 초청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기 위한 선물도 준비했다.

LPGA투어 선수들은 25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끝난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올랐다. 장거리 이동의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인비는 참가 선수 뿐 아니라 그 캐디들도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회 전 기간 참가 선수는 코스 내에 자리잡은 45평 프라이빗 콘도에서 숙식을 제공받는다. 캐디들은 36평 패밀리 콘도에서 묵는다. 한 캐디는 “시즌 내내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던 캐디에 대한 예우를 해주는 것 같아 다른 어떤 대회보다 각별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위해 경기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한 블루원 디아너스CC와 함께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코스 세팅과 갤러리 이동 동선 등에도 꼼꼼하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인비는 “좋은 코스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최상의 서비스를 받으며 편하게 쉴 수 있는 콘도에서 후배들과 함께 소통하며 즐거운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7년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선수들이 경주 첨성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동아일보DB
2017년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선수들이 경주 첨성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동아일보DB
출전선수들이 첨성대 등 경주 관광지와 맛집 등 지역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역 경제에도 기여한다는 반응이다.

출전 선수들의 면면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팀 LPGA에는 박인비를 비롯해 올해의 선수상, 베어 트로피,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등 전관왕에 오른 고진영, 신인상 이정은, 김효주, 양희영, 지은희, 유소연, 신지은, 이미향 등이 가세한다. 여기에 교포 리디아 고, 이민지. 다니엘 강 등이 이름을 올렸다.

팀 LPGA에는 상금 100만 달러가 넘는 선수만도 6명에 이른다. 팀 LPGA 선수 13명이 벌어들인 상금 합계만도 1500만 달러(약 176억 원)에 이른다.

김세영과 박성현은 개인 일정으로 불참한다.

팀KLPGA에는 올해 대상과 상금왕 등 6관왕을 차지한 최혜진을 필두로 신인상 수상자 조아연, 장하나, 이다연, 박채윤, 임희정, 조정민, 김지현, 이정민 등이 출전한다. 박민지와 최예림은 처음 나선다.

팀 KLPGA와 팀 LPGA 모두 해당 투어의 1인자와 신인상이 포함돼 맞대결 성사 여부가 흥미롭게 됐다. 팀 KLPGA로 출전한 경험이 있는 고진영과 이정은은 처음으로 팀 LPGA로 나서 옛 동료들과 맞붙게 됐다.

지난해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이정은(오른쪽)과 박성현. 동아일보DB
지난해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이정은(오른쪽)과 박성현. 동아일보DB
‘별들의 무대’인 만큼 선수들에게는 출전 자체가 큰 영광이고 추억이 된다. 이정은은 초청 선수로 이 대회에 나선 기억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했다. 뛰어난 선배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는 것이다. “다음엔 자력으로 출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이정은은 국내 최강으로 발돋움한 뒤 이 대회에 다시 나서 자신과 약속을 지켰다.

국내 최강 최혜진도 2017년 당시 18세 어린 나이에 초청을 받아 최연소 출전선수가 됐다.

이번에 처음 출전하는 조아연은 “신인상을 수상한 데뷔 첫 해에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에 출전하는 선배들이 아마추어 때부터 동경해 오던 분들이라 라운드 하는 동안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더욱 배운다는 자세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팀KLPGA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당시 팀 KLPGA로 뛴 고진영은 미국 진출 후 올해는 팀 LPGA로 나선다. KLPGA  제공
2017년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팀KLPGA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당시 팀 KLPGA로 뛴 고진영은 미국 진출 후 올해는 팀 LPGA로 나선다. KLPGA 제공
첫날 포볼 경기(같은 팀 선수 두 명이 각자 공으로 플레이 한 뒤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채택), 둘째 날 포섬 경기(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를 치르고 마지막 날에는 싱글 매치 플레이를 펼친다.

역대 전적에서는 팀 LPGA가 3승 1패로 앞섰다. 총상금은 지난해 보다 2억 원 오른 12억 원이다. 우승팀에게 7억원이 돌아가며 준우승팀 상금은 5억 원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