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플러스]“노후 장애, 능력 있을 때 미리 대비” 가입 확산

  • 입력 2007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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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연평리에서 시설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오택수(56), 이경순(51) 씨 부부는 2월 대한생명의 라이프플러스케어보험에 가입했다.

나이가 많은 오 씨는 월 14만3900원, 부인 이 씨는 월 11만9000원씩 20년을 붓는 건강보험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다 외환위기 당시 명예퇴직해 농사에 뛰어든 오 씨 부부가 재배하고 있는 농토의 면적은 1만 평.

이 가운데 1000평은 자기 소유이고 나머지는 임대다.

이 부부의 연간 순소득은 6000만∼7000만 원.

이 가운데 1000만 원이 연금보험 건강보험 등 각종 보험료로 지출된다.》

이 부부는 매월 26만 원씩을 민간 건강보험료로 낸다. 소득수준에 비해 다소 과도하다고 할 수 있는 돈을 지출하는 이유는 노후 건강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주위에서 나이 들어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고생하거나 치매에 걸렸는데 간병인도 못 두는 경우를 보면서 나름대로 노후 대비를 해야겠다는 강박증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아들이 한 명 있으나 노후 생활을 의탁할 생각은 없다. 이들은 시설채소 농사일을 최소한 65세, 건강이 괜찮으면 70세까지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인 이 씨는 “농사일에서 은퇴한 후에도 건강해 그동안 낸 보험료만큼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라도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고 후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병무(38·경기 안양시 샘마을 우방아파트) 씨는 설을 앞두고 어머니 김기순(59) 씨에게 설날 선물로 신한생명의 ‘아름다운 노후보험’에 가입시켜 드렸다. 보험료는 월 5만3400원이며 15년간 불입하는 조건이다. 이 씨는 노모가 치매에 걸려 고통을 받고 있는 친척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어머니를 보험에 가입시켰다. 그는 인터넷을 뒤져 노인 건강보험을 살펴본 뒤 월 보험료가 평범한 회사원이 감당하기에 큰 무리가 없는 5만 원 선에서 치매와 다른 질병도 어느 정도까지는 보장해 주는 상품을 택했다고 밝혔다.

최근 노후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점차 수명은 늘어나는 반면 노년의 질병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보호망은 미비한 상태에서 노후의 신체적 정신적 장애에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55년부터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50대에 진입하면서 실버보험 시장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에는 50대 이상 중고령층이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이들의 가계소비 규모는 1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생명이 올해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대한라이프플러스케어보험’의 경우 2월 16일까지 한 달 반 동안 8000여 건이 판매돼 보험계약 후 첫 보험료의 합계가 11억 원에 달했다. 대한생명이 이보다 앞서 2005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판매했던 ‘노후사랑CI보험’도 4만9000건이 판매됐다.

또 교보생명의 ‘실버케어보험’은 2005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4만8000여 건이 판매됐다.

신한생명 상품개발부 배형국 부장은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 추세에 발맞추어 다양한 실버보험 상품 개발과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노후 건강보험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노후 생활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실버 건강보험의 종류

▽대한생명 라이프플러스케어보험=사망 시 보험금이 나오는 종신보험과 치매보장의 장점을 하나로 통합한 보험으로 40세에서 6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이 보험은 남자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20년 동안 내고 성인병 진단 특약에 가입할 경우 40세는 월 11만9300원, 50세는 17만100원, 55세는 24만100원의 보험료가 부과된다.

보장은 사망 시 5000만 원을 받게 되며 치매가 발생하면(90세 만기) 간병비용을 매년 500만 원씩 10회까지 받을 수 있다. 또 뇌출혈이나 급성심근경색증 등에 걸렸을 때 성인병 치료자금(80세 만기)으로 1000만 원을 지급받는다. ▽교보생명 실버케어보험=남자가 보험료를 20년 동안 내는 프리미엄형 종신보험에 가입할 경우 40세는 월 8만9600원, 50세는 11만2800원, 60세는 14만5600원, 70세는 19만6600원의 보험료가 부과된다. 보장 내용으로는 발병 전에도 5년마다 건강관리비, 종합검진비 등의 명목으로 100만 원씩이 지급된다. 발병 후에는 치매일 경우 간병비용으로 일시금 500만 원과 매달 100만 원씩이 최고 120회까지 지급된다. ▽신한생명 아름다운 노후보험=노인성 질환과 치매를 집중적으로 보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40세부터 6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건강보험이다. 50세 남자가 20년 보험료 납입조건으로 83세 만기의 골드형에 가입할 경우 월 보험료는 4만2600원이다. 보장내용은 치매가 진단될 경우 2000만 원의 보험금 지급과 함께 차후 보험료 납입 면제를 받을 수 있고 사망할 경우 500만 원과 기납입 보험료가 장례지원금으로 지급된다. ▽녹십자생명 실버효보험=가입 나이는 40∼70세. 납입기간 5∼20년. 45세 남자가 10년 납입으로 가입했을 경우 월 보험료는 6만1700원이다. 보장은 치매 진단 시 최고 2000만 원을 지급하며 암과 골절, 노년기 특정질병으로 인한 치료 시 수술, 입원, 간병비를 선택에 따라 추가 보장한다. ▽기타=미래에셋생명의 4070웰빙케어보험, 흥국생명의 실버종신보험, 금호생명의 스탠바이실버케어보험, 동양생명의 수호천사효보험 AIG생명의 활기찬 노후보험, ING생명 라이프케어CI종신보험 등이 있다.

●가입할 때 유의사항

실버건강보험은 한번 가입하면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 하며 평생을 같이 가야 한다. 따라서 가입 시 여러 가지 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인터넷 보험쇼핑몰 인스밸리 서병남 대표, 생명보험협회 최성림 과장 등 전문가들이 충고하는 가입 시 유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민영건강보험, 노후건강보험(간병보험), 장례보험, 무심사보험 등의 순으로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뒤쪽으로 갈수록 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둘째, 보장기간은 80세 또는 종신까지 보장받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생존 시 병원치료비를 받는 상품의 경우 보장기간이 길수록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또 발병 이후 보험료가 면제되는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셋째, 치매 등 노인성질환을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하기보다는 하나의 상품으로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 유리하다. 치매보험의 경우에는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바로 간병비를 지급하지는 않기 때문에 최종 치매 확인 기간이 짧은 것이 좋다.

넷째, 만기환급형보다 순수보장형을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길이다.

다섯째, 현재 다른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면 가입 상품의 보장내용을 확인한 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섯째, 보험료 납입 기간은 피보험자 본인의 벌이가 가능한 시기와 보험료 수준을 고려해서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 도중에 해약하거나 실효시키게 되면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일곱째, 가입 의사가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고령층의 경우 언제 발병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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