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故 고태진 前조흥은행장

  • 입력 2003년 2월 2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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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향년 83세로 타계한 고태진(‘台鎭) 전 조흥은행장은 1970년대에 국내 금융계와 체육계를 주름잡던 인사였다.

부산상고 26회 출신인 고인은 부산상고 금융계 인맥의 대표주자로 박정희(朴正熙) 정권 때 산업화의 기틀을 잡았던 김학렬(金鶴烈·작고) 전 경제부총리의 고교 2년 선배이기도 하다.

금융인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고인이 조흥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상업 제일 서울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장이 모두 부산상고 졸업생이어서 “한국에 있는 돈은 부산상고 출신이 모두 주무르고 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

호방하면서도 치밀한 성품의 고인은 70년에 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어 73년부터 75년까지 축구협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축구협회에 처음으로 ‘경영’ 개념을 도입해 국내 축구계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때 이회택 박이천 김호 김호곤 차범근씨 등 한국 축구계의 걸출한 스타들이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축구협회가 현재의 서울 종로구 신문로 새 회관으로 옮기기 전인 99년까지 사용하던 종로구 견지동 축구협회 건물도 고인의 주도로 완공됐다. 고인은 야당의 거물 정치인인 이중재(李重載) 전 의원과 사돈간이기도 하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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