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군 면세담배 폐지

  • 입력 2005년 3월 24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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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담뱃값 고스란히 부모부담▼

군 면세담배제가 폐지되면 현재 250원인 ‘디스’ 담배가 2000원 이상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몇 푼 안 되는 사병 월급으로는 도저히 담뱃값을 감당할 수 없게 돼 결국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의 부담만 가중되는 게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정부가 장병들의 건강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금연교육 강화, 포상휴가 등 금연 인센티브 제공, 흡연율을 낮춘 지휘관에 대한 가산점 부여 등 방법은 다양하다. 값을 대폭 올려 아예 담배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군 면세담배 폐지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일 뿐이다. 정책 담당자들은 좀 더 효율적이면서도 현실성 있는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

최충헌 자영업·서울 용산구 보광동

▼‘값 올리면 금연할것’ 잘못된 생각▼

일방적으로 군 면세담배제도를 폐지하면 장병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담배 한 갑에 2000원이라면 몇 갑만 사고 나면 한 달 고생해서 받은 쥐꼬리만한 월급이 며칠 내 바닥날 것이다. 지금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고향에 계신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경우가 빈번한데 담뱃값을 마련하기 위해 또 손을 벌리게 해서야 되겠는가. 값을 올리면 절로 담배를 끊을 것이라는 일방적인 생각은 장병들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무책임한 발상이다. 건강을 위해 금연하자는 취지는 좋으나 그 방법을 좀 더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금연운동을 펼쳐야 효과가 더 클 것이다.

고광의 취업준비생·대전 중구 문화1동

▼전우간 담배인심 각박해질 우려▼

군대 시절 고된 훈련을 마치고 담배를 피우며 잠시 고향 생각, 어머니 생각에 잠겼던 추억을 잊을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국방의 의무 때문에 군복무를 하는 군인들에게 담배 한 개비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여유를 갖게끔 하는 위안거리다. 면세담배 폐지가 흡연율을 얼마나 낮출지 미지수이지만 장병 월급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비싸진 담뱃값은 결국 가족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 끈끈해야 할 전우들 간에 담배 인심도 박해져 사기가 떨어지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군인과 그렇지 못한 군인 사이에 위화감마저 생길 것이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군 면세담배 폐지보다는 금연 포상휴가 같은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게 낫다고 본다.

곽규현 교사·부산 금정구 구서1동

▼담뱃값 부담이 금연계기 되길▼

군 면세담배 폐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군대가기 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다가 군대 가서 담배를 배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흔히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담배를 피운다고 말하지만 고참들의 권유 반, 강요 반에 의해 담배를 피우게 됐다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 ‘다들 담배를 피우니까 너도 피워 봐라’는 식의 권유 때문에 소중한 건강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 일부에선 면세담배가 없어지면 흡연 군인의 담뱃값을 결국 그 부모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진정 자식을 아끼는 부모라면 돈을 주지 말고 담배를 끊도록 권유해야 한다. 군 면세담배 폐지가 군인들이 금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선영 주부·인천 남동구 간석4동

▽다음 번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국민연금 출산 크레디트 제도’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자녀를 둘 이상 낳으면 국민연금을 더 낸 것으로 인정해 나중에 지급받는 연금액을 올려주는 국민연금 출산 크레디트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즉 둘째와 셋째아이를 낳은 사람은 각각 12개월과 18개월분 국민연금 보험료를 더 낸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월평균 145만 원을 버는 사람이 둘째를 낳을 경우 60세 이후 받는 연금액이 월 24만 원가량 늘어나게 됩니다. 셋째를 낳으면 출산지원금을 제공하겠다고 한 지난해 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출산율 높이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먼 미래에 돈을 조금 더 받는다고 해서 아이를 더 낳으려 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500자 정도로 정리해 3월 30일까지 본사 기획특집부의 팩스(02-2020-1299) 또는 e메일(reporter@donga.com)로 보내 주십시오. 동아닷컴 ‘독자토론마당’ 코너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명(實名)과 주소 직업 전화번호 등을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채택된 글에 대해선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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