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타임지 보도 '아시아의 성' 조사타당성 논란

  • 입력 2001년 3월 15일 18시 36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 보도한 ‘아시아의 성(性)’(본보 14일자 A29면 보도)에 관한 기사가 정확한 조사방법을 토대로 작성됐는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타임지는 시장조사기관인 ‘아시아 마켓인텔리전스’와 함께 한국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홍콩 등 5개 지역 국민의 성 행태와 의식을 조사해 19일자 아시아판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국 남자의 65%, 여자의 41%가 혼외정사의 경험이 있으며 그 비율이 남녀 모두 조사대상 5개 지역 중 가장 높았다.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14일 동아일보사 편집국에는 “조사 방법과 표본 대상 등을 공개하라”는 독자들의 흥분 섞인 목소리가 빗발쳤다.

▼관련기사▼
- 한국여성 41% 혼외정사(14일자 A29면 보도)

국내에서의 조사를 담당한 ‘아시아 마켓인텔리전스’ 한국지사에 따르면 이 조사는 만 18세부터 39세까지의 남녀 100명씩 모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남자의 경우 기혼자와 미혼자는 각각 30명과 70명, 여자는 44명과 56명이었다. 성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40대와 50대는 제외됐다.

각 지역의 조사 대상자 수와 연령층은 같지만 기혼자와 미혼자의 비율을 어떻게 정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아 그 비율에 따라 응답이 달라질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조사는 또 면접원들이 서울 명동 등 특정 지역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보편적인 한국 남녀의 성의식으로 보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국가나 문화적 배경 등에 따라 응답자가 달리 이해할 수도 있는 설문 내용도 문제로 지적됐다.

‘혼외정사’의 경험에 대해 묻는 ‘Have you ever been unfaithful?’이라는 영문 질문은 ‘귀하는 배우자나 파트너(애인 등)에게 충실하지 않은 적이 있으신가요(외도 등)’라고 번역됐다.

그러나 이 번역 질문은 ‘외도 등’이라고 표현돼 있어 자칫 외도 외에 다른 방식의 경험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회사의 정현민(鄭鉉珉·32) 대리는 “설문 내용과 조사 대상은 타임지와 본사가 정한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은 기준으로 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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