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일본” 아베 시대

  • 입력 2006년 9월 21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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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차기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52·사진) 관방장관이 제21대 총재로 선출됐다.

아베 장관은 20일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전체 703표(국회의원 403표, 당원 300표) 가운데 464표(66%)를 얻어 경쟁 후보인 아소 다로(麻生太郞·66) 외상과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61) 재무상을 큰 표차로 물리쳤다.

아소 외상은 136표(19%), 다니가키 재무상은 102표(15%)를 각각 얻었다.

아베 신임 총재는 2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 이은 제90대 총리로 선출된 뒤 곧바로 새 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아베 총재는 전후 세대로는 첫 총리이자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다.

그는 이날 당선 인사를 통해 “첫 전후 세대 총재로서 이상(理想)의 불꽃, 개혁의 횃불을 이어받아 일본을 ‘아름다운 나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치 명문가의 세습 정치인인 아베 총재는 고이즈미 총리에 의해 일찌감치 후계자로 발탁돼 관방 부장관, 자민당 간사장, 관방장관을 지내며 ‘총리 수업’을 받아왔다.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등 대북 강경대응 주장으로 인기를 얻어 일약 ‘총리감’으로 떠올랐다.

앞으로 그는 평화헌법과 교육기본법의 개정을 추진하며 전후의 오랜 금기를 깨고 일본의 국가 위상을 세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 면에서는 미일 동맹 중심의 외교를 계속하면서 대북 압박을 기치로 ‘강한 일본’의 색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재는 이날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및 한국과의 정상회담 추진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웃 국가 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도자들이 서로 솔직하게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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