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유럽발 악재에도 국내에는 왜 호재가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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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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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7500억 유로에 이르는 대규모의 유로지역 재정안정대책을 마련했고 포르투갈은 고위 공무원의 봉급 삭감, 부가세율 인상 등을 통해 재정적자 비율을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4.6%까지 감축하기로 의결했다. 스페인 정부는 공무원 임금과 공공투자 예산 삭감 등으로 2011년까지 150억 유로를 추가 절감하기 위한 재정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처럼 위기론이 거론되던 국가들에 대한 외부 지원과 위기 극복 의지가 구체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증시는 아직까지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급한 불은 끈 만큼 유럽에 고정돼 있던 글로벌 투자가들의 시선이 점차 유럽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경기 회복이라는 펀더멘털한 부분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글로벌 증시는 다시 한 번 상승 추세로 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 남유럽발(發) 재정위기의 그늘 속에서도 글로벌 경기 회복은 꾸준히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이달 초 미국의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고용 부문의 회복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늘어 7개월째 증가했고 산업생산 역시 전월보다 0.8% 늘어 3개월 사이 최대 폭으로 늘어나는 등 경제지표들도 미국 경기의 전방위적인 회복을 알리고 있다.

국내는 더욱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곧 실적장세로 돌입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수요와 가동률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2010년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103조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기업 자금수요가 증가하면서 금리가 상승할 것이다. 국고채 금리는 2분기 3.7%에서 4분기 4.0%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 중반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밑바탕이 된다. 양호한 경기 흐름에 따라 기업의 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올 한 해 상장기업 중 흑자기업 비중은 99.6%로 사상 최고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영업이익 규모도 83조 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수익성 상승이 시중금리의 상승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3년물 국고채 금리 간의 차는 9.6%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상의 근거들을 종합해 볼 때 국내 증시는 유동성 장세 국면을 지나 실적 장세로 진행하기 위한 조건을 완비했으며 현재 우리가 위치한 두 국면을 이어주는 과도기 단계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으로 판단된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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