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own]매매가 상승률, 전세금 인상률 웃돌아

  • 입력 2002년 11월 3일 17시 41분


올 한해 서울 등 수도권의 매매가와 전세금 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예년과는 전혀 다른 패턴이 발견된다.

해마다 전세금 상승률은 매매가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으나 올해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

부동산정보업체 유니에셋에 따르면 올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전세금 상승률은 11.6%로 매매가 상승률 2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가 올초 대비 31% 상승한 반면 전세금은 16%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의 연초대비 연말 매매가 상승률은 1999년부터 작년까지 8%, 2%, 13%. 같은 기간 전세금 상승률은 26%, 11%, 19%로 매매가보다 상승폭이 2∼4배 컸다.

이는 신도시와 경기도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매매가-전세금 역전현상, 그 원인은〓이같은 역전현상은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를 크게 앞질렀기 때문. 연초부터 집값이 크게 뛰면서 전세수요자가 매매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선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 작년까지 6∼7%이던 대출금리는 올해 5%대로 떨어졌고 근저당 설정비용 등이 면제되면서 목돈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공급량도 크게 늘었다. 올해 서울 등 수도권에 쏟아진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등 전세 대체물량은 약 13만 가구. 오피스텔이 9만4254실로 작년(3만3879실)에 비해 3배가량 늘었고 주상복합도 작년보다 2배 늘어 2만4394가구 공급됐다. 특히 오피스텔의 70%는 주거용으로 공급된 것이어서 전세수요를 크게 흡수했다.

▽전세금 동향〓최근 서울 등 수도권의 전세금 동향은 매매가와 함께 뚜렷한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서울의 전세금 변동률은 -0.32%로 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강남권이 -0.41%로 전세시장 안정을 주도했고 강서권과 강북권도 각각 -0.30%, -0.25%로 뒤를 이었다. 계절적 비수기가 이어지면서 전세 수요가 아예 없는 상태.

송파구 문정동 훼미리아파트(4494가구) 전 평형에서 1000만원씩 떨어졌고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31평형이 전주 대비 500만원이 하락해 2억9000만∼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도봉구 방학동 벽산1차 단지도 1000만원가량 떨어져 1억1000만∼1억2000만원에 전세금 시세가 형성됐다.

신도시지역도 최근 3주간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분당신도시를 제외한 모든 신도시에서 전세금 시세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일산신도시는 2주 연속 전주 대비 -1.26%, -0.49%씩 떨어졌다.

평형별로는 40평형대 이상이 그나마 보합세를 유지했을 뿐 전세시장의 주류인 중소형 평형은 약세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 역시 최근 전세금 하락 대열에 동참했다. 2주 전 전세금 변동률이 -0.05%로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주에는 0.27% 하락했다. 특히 김포시는 10월 중순부터 전세물건이 늘어나면서 전세금 시세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포시 장기동 월드3차 22평형이 500만원가량 떨어져 6500만∼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세시장 안정 언제까지 이어지나〓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안정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니에셋 오석건 전무는 “9·4 주택안정대책 이후 폭등했던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전세시장도 올 연말까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내년 예정된 재건축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재건축 수요로 인한 압박요인을 피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정부가 “올해 다가구, 다세대 주택을 대거 공급하면서 전세수요를 흡수했기 때문에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12월 성수기에 접어들면 소폭 상승이 기대되지만 전세 대란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아파트값이 정점을 지나 하락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담보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전세 수요자들도 당분간 서두르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충고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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