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증시산책]어려울땐 '큰손 따라하기' 해볼만

  • 입력 2002년 10월 13일 18시 16분


증시격언에 ‘정부와 맞서지 말라’는 말과 ‘정부대책은 세 번째까지 기다려라’는 말이 있다. 주가는 수요와 공급, 그리고 기업의 본질가치에 따라 결정되지만 정부가 급등한 주가를 끌어내리거나 과다하게 하락한 주가를 올리려고 노력할 때는 순응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 증시부양책을 처음 내놓으면 투자자들은 잘 믿지 않지만 점차 강도를 높여 2차, 3차 대책을 내놓으면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고 투자심리도 안정돼 결국 오름세로 돌아선다. 이런 증시격언은 부동산시장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정부는 11일 5차 부동산 안정대책과 함께 증시안정책을 내놓았다. 투기지역의 양도소득세율을 최고 51%로 올려 급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이 괜찮은데도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식수요 기반을 늘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대책을 전후해 부동산 매물이 나오고 천정부지로 치솟던 서울 강남 등 일부지역 아파트값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살고 있는 집과 상가빌딩 등 부동산을 모두 팔려고 내놓았다고 한다. 그는 97년 외환위기 직전에도 부동산을 모두 팔았다가 99년쯤에 다시 사들였던 사람.

다른 증권사는 갖고 있던 골프회원권 가운데 무려 30개와 지점 부동산을 팔려고 내놓았다. 이 증권사 사장은 “회원권과 부동산값이 너무 올라 일단 판 뒤 나중에 좀 떨어지면 다시 사겠다”고 밝혔다. 부동산값에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이 많아졌음을 보여준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는 연 이틀 상승하며 10% 가까이 올랐으며 주간으로 7주 만에 상승했다.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는 인식에 따른 반발매수 성격이 강하지만 심리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주도주를 계속 팔면 종합주가지수가 한 단계 더 떨어질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나 한국 증시는 외국인 매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강한 탄력을 받으며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골프를 잘 하려면 프로를 잘 모방해야 한다. 주식투자도 큰손이 어떻게 하는지 잘 따라해야 한다. 지금 가장 큰손인 외국인이 살 때까지 기다려 그들이 사는 종목을 따라 사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다.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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