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우리아파트자랑]김희선 동양메이저 건설부문 사장

  • 입력 2001년 7월 23일 18시 35분


동양메이저 건설부문은 아파트를 지은 ‘경력’이 이제 겨우 5년 남짓이다. 동양아파트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할 수 밖에 없다. 28개 회사를 거느린 동양그룹 계열사인데도 주택사업에 진출한 후 사업을 크게 벌인 적이 없다. 김희선(金熙善·57)사장의 생각과 그룹의 방침이 맞아 떨어진 까닭이다.

김사장의 지론은 ‘싸게 짓는 것보다 제대로 지어 제 값을 받아야한다’는 것. 이는 20년간 해외 건설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에 따른 것이다. 말레이시아 체라스주택단지,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성 본청 등 굵직한 해외 건축 공사가 그의 손을 거쳐갔다. 이 가운데 실패한 사업도 적지 않았다. 공사는 잘 했지만 너무 낮은 값에 입찰한 탓에 회사는 손해를 본 것. 김사장은 “낮은 값에 공사를 따고 공사비를 줄여 손해를 줄여서는 곤란하다”며 “아파트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아파트를 지을 때 계열사의 자재를 많이 사용한다. 동양 매직의 주방기구, 동양 토탈의 붙박이장과 부엌가구, 동양 시멘트, 동양 레미콘 등. 김사장은 “계열사 제품들이 품질은 좋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계열사여서가 아니라 품질 때문에 이들 자재를 쓴다”고 말했다.

“외형을 불리려다보면 반드시 무리하게 되고 회사는 기울 수 밖에 없습니다. 뚜벅 뚜벅 성장하는 것이 최선이지요”

김사장이 취임하던 99년 이 회사의 매출액은 900억원 남짓. 지난 해 매출액은 1800억원으로 늘어났다. 작지만 꾸준한 성장의 결과다. 그는 매출액이 두배로 는 것 보다 직원 1인당 매출액이 10억원을 넘어선데 의미를 둔다. 회사의 내실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동양아파트가 다른 아파트보다 빼어난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사장은 “특별한강점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어떤 아파트보다 모자라는 점은 없다”를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는 건설업이 미래형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연구 개발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판단이다. “30년간 건설에 몸 담고 있으면서 늘 규모를 키우는 데만 애쓴 것 같다”는 김사장은 “이제 규모는 잠시 제쳐두고 품질에 매달릴 때”라고 말했다. 동양메이저 건설부문의 직원들은 그가 우리나라 주택문화의 현주소를 제대로 짚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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