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약이야기]소화제남용 설사등 '小禍' 불러

  • 입력 2001년 2월 25일 18시 46분


소화제와 제산제는 자주 오남용되는 약이다. 다른 약물에 비해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은 드물지만 종류가 다양해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을 골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화제는 말 그대로 소화작용을 촉진시켜 영양분이 잘 흡수되게 하는 약. 대부분 소화효소와 함께 간접적으로 소화액의 분비와 소화기관의 운동을 돕는 약물로 구성된 복합제제다.

그러나 미국에선 소화가 잘 안된다고 소화제를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다만 이자(췌장)를 절제했거나 이자 기능이 떨어진 경우 단일제제인 판크레아틴을 복용토록 한다.

우리는 툭하면 식사나 약복용 뒤 복합소화제를 먹는데 실제 소화시키는 약효보다는 먹었다는 플라시보(위약) 효과가 더 크다.

주요성분 중에 하나인 판크레아틴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소화를 개선한다. 부작용으로 피부발진, 과량투여시 설사, 구역질 등이 있다. 돼지 이자에서 추출한 물질이므로 돼지 고기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사용을 피해야 한다.

반면 제산제는 위액 중의 염산(HCl)을 중화하여 궤양 부위에 대한 자극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시키며 궤양 부위를 직접 보호하는 약이다. 현재 많이 쓰이는 제산제로 알루미늄염 마그네슘염 칼슘염 등이 있다.

알루미늄염은 위산을 천천히 지속적으로 줄이며 궤양부위 위에 보호막을 형성하여 통증을 줄인다. 그러나 변비가 생길 수 있고 인산염이나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와 결합할 때엔 이들의 흡수를 방해한다.

마그네슘염은 거의 불용성이며 위산을 재빨리 중화시키며 위에서 천천히 배출돼 약효도 길게 유지된다. 심한 콩팥기능저하증 환자는 혈중 마그네슘 농도가 높아져 중독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알루미늄염과 달리 설사를 유발한다.

칼슘염으로서 가장 선호되는 탄산칼슘은 장기간 복용하면 밀크―알르레기 증후군이라는 알칼리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오래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제산제는 위산분비가 가장 많은 시간과 제산제 중화지속시간 등을 고려하여 복용해야 한다. 식후보다는 식간(食間)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제산제가 함께 먹는 다른 약물의 흡수나 생체 내에서의 이용률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한 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경업(삼성서울병원 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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