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시대 절정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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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15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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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반려동물숫자 감소세..펫푸드 시장도 내리막길

고령화에 팍팍해진 지갑..직장생활로 시간도 부족

일본은 최근 7년간 반려견 숫자가 4분의 1 가량 격감했다. 이를 두고 일본 내 개의 전성시대가 지나갔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이런 조짐이 영미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된 이유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다.

한때 반려동물을 극진히 사랑하던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들에서 반려견이 총애를 잃으면서 반려견이 갈수록 위기에 처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의 소비자 동향보고서의 펫푸드 매출 감소를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민텔은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인구통계학적 변화 때문에 펫푸드 시장이 침체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텔의 이나 미츠카베츠 선임 애널리스트는 “인구의 3분의 1 이상인 노인이 앞으로 5년 안에 55%를 넘어설 것이고, 노인이 반려동물을 잘 키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25년께 20~39세 영국인의 60% 가까이가 집을 살 여력이 안 돼서, 월세살이를 하는 ‘렌트 세대(Generation Rent)’가 되면 여건상 반려동물을 키우기 힘들어지는 것도 침체 가능성의 이유로 제시됐다.

빅토리아 여왕 덕분에 반려견이 인기를 끌었고,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동물복지단체 RSPCA가 출범할 정도로 영국은 수십년간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국가였다. 영국 내 반려견과 고양이 수는 지난 1965년 470만마리와 410만마리에서 지난 2014년 900만마리와 790만마리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려동물 사료업체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개는 900만마리에서 850만마리로, 고양이는 790만마리에서 740만마리로 줄었다.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어권 국가 모두에서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수도 감소세에 있다는 것이 민텔의 진단이다.

도시의 삶과 반려동물 헌신 공포증(Commitment-phobia)도 배경으로 분석됐다. 유명한 수의사이자 동물복지 운동가 마크 에이브러햄은 “사람들이 반려동물 키우기에 헌신하길 주저한다”며 “특히 반려견이 그렇다”고 전했다.

그는 “반려견은 하루 2번 산책을 시켜야 하고, 수명이 15년에 달하기 때문에 휴식을 원하는 현대인에게 큰 희생이 필요하다”며 “인간이 필요한 우정을 아마 반려동물보다 소셜 미디어로 더 많이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노인들이 오히려 노년의 삶을 함께 할 반려동물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일본 분양업계에서는 이 점을 노려, 노인들을 대상으로한 분양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애견인이자 소설가인 질리 쿠퍼는 그레이하운드 반려견 ‘블루벨’ 덕분에 남편과 사별을 극복한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노인이야말로 반려견을 필요로 한다고 항변했다.

그녀는 “노인의 유일한 공포는 반려견이 그들보다 더 오래 살지도 모르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기쁨을 위해 위험을 무릅쓸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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