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갑분’ 日서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임상… “통합법인에게 매력적인 일본”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12월 18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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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코센틱스’ 시밀러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
5번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력… 2번째 인터루킨 억제제
일본, 시밀러에 우호적인 3대 바이오시장
셀트리온 주요 제품 일본 점유율 1위
현재 직접판매·외주 병행… “직판 전환 추진” 의견도
“실적 극대화 일환 일본 공략 강화” 분석

셀트리온이 일본에서 건선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본격화한다. 해당 바이오시밀러는 오는 2025년까지 선보일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새로운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건선 치료제인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 바이오시밀러 ‘CT-P55’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코센틱스는 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주사 방식 인터루킨(IL)-17A 억제제다. 건선성관절염과 강직성척추염, 중등증-중증 판상건선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은 약 6조2244억 원이다. 물질특허는 미국에서 오는 2029년 1월, 유럽에서는 2030년 1월 만료 예정이다.

CT-P55는 셀트리온의 새로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이다. 램시마(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CT-P43), 악템라 바이오시밀러(CT-P47) 등과 함께 향후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에 포함될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인터루킨 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과 임상은 두 번째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인터루킨 억제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CT-P43, 성분명 우스테키누맙)가 있다. 인터루킨은 백혈구 등 세포에서 분비되는 신호전달물질(단백질)인 사이토카인그룹을 말한다. 체내 인터루킨 종류는 약 50여종이 보고됐다. 사이토카인은 체내 면역을 조절하는 물질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역할도 하지만 일부 인터루킨은 필요 이상으로 분비돼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인터루킨 억제제는 과도하게 활성화된 인터루킨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면역이나 염증반응을 없애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CT-P47은 인터루킨-12·23을 억제하고 이번에 일본에서 임상에 들어가는 CT-P55는 인터루킨-17A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영역에서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억제제와 인터루킨 억제제까지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통합 셀트리온 시너지까지 발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일본은 통합 셀트리온의 비밀병기”… ‘합병 이전과 이후 주요 전략 변화’ 분석
해당 임상은 건강한 일본 성인 171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유럽과 미국에서 허가 받은 오리지널 코센틱스와 약동학적(PK) 동등성을 비교하기 위한 임상으로 디자인됐다.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일본에서 임상을 추진하는 점은 다소 생소하다. 이와 관련된 별도 공식 입장도 없다. 업계에서는 통합 셀트리온이 글로벌 빅파마 도약을 꾀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바이오의약품시장을 보유한 일본 공략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인플릭시맙)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트라스투주맙)는 현지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초에는 3번째 제품으로 표적항암제 베그젤마(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바시주맙)를 출시한 바 있다. 사람들이 잘 몰랐지만 한국 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드문 사례로도 볼 수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항암제에 대해서는 DPC(Diagnosis Procedure Combination)제도를 통해 시장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혜택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일본 사람 인체가 백인이나 흑인 등 다른 인종보다 한국인과 유사한 점이 많아 임상연구에 용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한국에 앞서 일본에서 먼저 품목허가를 획득한 제품도 있다.

판매 및 마케팅의 경우 셀트리온은 일본 시장에서 직접판매(셀트리온헬스케어 일본법인)와 외주를 병행하고 있다. 파트너 업체는 니폰카야쿠(Nippon Kayaku)다. 일각에서는 일본 시장 직판체제 전환을 추진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해 통합 셀트리온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통합 셀트리온은 향후 시장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자연스럽게 합병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된다. 기업평가의 가장 객관적이면서 근본이 되는 기준은 실적과 수익성이다. 통합을 앞둔 셀트리온이 실적과 수익성 개선을 주요 명분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통합 이후 실적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이전과 크게 차이 날수록 합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본은 통합된 셀트리온의 실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전략적 요충지라는 분석이다. 일본 시장이 통합 셀트리온의 ‘비밀병기’ 역할을 하는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셀트리온은 현재까지 시장에 출시한 6개 주요 바이오의약품에 이어 오는 2025년까지 5개 신규 파이프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CT-P55는 해당 5개 신규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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